지금 읽고 있는 책 - A More Beautiful Question - 을 보면, 21살에 수상스키를 타다가 한쪽 무릎 아래를 잃은 Van Phillips라는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사고 이후 당연히 의족을 했는데 그때문에 여자친구 아버지로부터 여자친구와의 교제도 금지당했다. 그는 여자친구와 교제 금지는 그럴 수 있겠다고 인정했지만, 너무 불편한 의족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의족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전문가들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원래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우주인도 달에 보내는 판에 왜 의족은 이렇게 불편할 수 밖에 없는가?'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그는 전문가들이 해결해 주지 않는다면 직접 해결해야겠다며 전공을 바꿔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보철의공학을 전공하게 된다.(원 전공은 방송학) 그 후 유타대학에서 관련 연구를 하다가 창업을 해서 신개념의 의족을 발명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Flex-foot Cheetah다.
<이것이 Flex-foot Cheetah 의족이다. Image Source: Wikipedia>
이 Flex-foot Cheetah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양발이 없는 장애인인 남아공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신고서 일반 육상선수들과 경주를 벌여 대중적인 관심을 끌었던 바로 그 의족이다.(이건 순전히 사족인데 남아공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작년 발렌타인데이에 여자 친구를 총으로 쏴 죽게 만들었고, 긴 재판 끝에 지난 주에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되어 5년형을 선고 받았다. 그런데, 이에 불복해 오늘 항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Flex-foot Cheetah를 신고 2012년 런던 올림픽 400m 경주에서 역주하는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Image Source: Wikipedia>
여하간 Van Phillips는 신개념의 의족인 Flex-foot Cheetah를 통해 많은 부와 명성을 쌓은 뒤 홀연히 회사를 매각하고서는 지금은 비영리단체를 세워 지뢰로 다리를 잃은 사람들을 돕는 사업과 싸면서도 뛰어난 새로운 의족을 만드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Van Phillips는 항상 'Why?'라는 의문을 가지고 살았다는데, 이렇게 항상 뭔가에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 자세가 바로 혁신의 시작점이라는 것이 사실 이 책의 요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Van Phillips의 삶을 대하는 그 태도와 자세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
2014년 10월 27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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