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딸아이 방학과 아내의 휴가를 맞아 5박 6일 간의 자동차 여행을 벨기에와 네델란드로 다녀왔다. 12월 26일에 출발해서 12월 31일에 영국 집으로 돌아온 일정이었다. 원래 크리스마스날인 12월 25일에 출발하려고 계획했으나, 크리스마스에는 놀랍게도 영국의 모든 페리가 운항을 안 했다. 영국의 페리가 1년 중 딱 하루 운항을 안 하는데 그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다. 


<이번 여행의 전체적인 여정을 표시해 본 것>


여행의 전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았다. 유럽 대륙으로 넘어갈 때는 도버-칼레 간 페리를 이용했고, 영국으로 돌아올 때는 네델란드 후크오브홀랜드와 잉글랜드 하위치 사이를 운항하는 숙박형 페리를 이용했다. 


12월 26일 : 케임브리지에서 자동차로 출발. 도버에서 페리를 타고 프랑스 칼레에 도착. 이후 고속도로를 타고 첫 숙박지인 벨기에 알터(Aalter)에 도착. 호텔 체크인 후 시내 구경 및 저녁 식사

12월 27일 : 브뤼헤로 출발. 브뤼헤 시내 주차장에 차 주차하고 시내 구경. 브뤼헤 구경 후 두번째 숙박지에서 숙박

12월 28일 : 헨트로 출발. 헨트 시내 주차장에 차 주차하고 시내 구경. 이후 네델란드로 출발. 

12월 29일 : 네델란드 델프트 구경 뒤, 헤이그(Den Haag)로 이동해서 친구 만나서 헤이그 구경. 그 뒤 암스테르담으로 이동

12월 30일 : 하루 종일 암스테르담 구경 뒤 저녁 무렵에 후크오브홀랜드(Hook of Holland)로 이동. 이후 페리타고 하위치로 이동.

12월 31일 : 하위치에서 내린 뒤 근처에서 아침 먹고 장 보고 케임브리지 집으로 이동. 


FerryCheap.com : 영국을 오가는 다양한 페리를 조회, 검색, 예약할 수 있다. 




여기서는 12월 26일 일정만을 정리해 본다. 


자기 차를 가지고 도버에서 프랑스 칼레로 넘어가는 승객은 페리 출발 최소 45분 전에는 항구에 도착해야 한다. 보통 출발 30분 전부터 화물, 승객, 차량 탑승이 시작된다. 우리 가족 같은 경우 처음으로 페리를 이용하는 것이고, 또 케임브리지에서 출발해 가야해서 조금 일찍 출발했다. 도버 같은 경우 여객 터미널이 있어서 남는 시간을 그곳에서 보낼 수 있다. 


처음 자동차를 끌고 도버항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배에 타야 하나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데 아래 순서대로 하면 된다. 


자동차 끌고 도버 해협 건너는 법 :


1. 페리를 타기 위해 자동차를 끌고 도버항으로 들어가면 곧 프랑스 경찰에 의해 입국 심사가 진행된다. 다른 것 필요없고 그냥 차에서 여권만 주면 된다. 여권에 있는 얼굴과 차량에 있는 사람 얼굴을 대조하고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프랑스 입국 도장 찍어 준다. 유로스타 타고 프랑스 넘어갈 때도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서 이런 식으로 미리 프랑스 입국 심사를 하는데 도버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 프랑스 입국 심사를 마치자마자 영국 세관을 통과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차량은 그냥 통과시킨다. 


3. 영국 세관을 통과하고나면 도로가 확 넓어지면서 페리 운항 회사별로 체크인 게이트가 나뉜다. 예약한 회사가 P&O면 P&O 차선을, DFDS면 DFDS 표시를 보고 따라가면 되는 식이다. 이렇게 페리 회사별 차선을 따라 체크인 게이트에 가면 자동으로 자동차 번호가 인식되어 보딩패스를 바로 받을 수 있다. 페리를 예약할 때 차량 번호를 미리 입력해 놓을 필요가 있다. 체크인 게이트에서는 승객 소지용 보딩 패스, 그리고 차 룸미러에 걸어놓는 대형 보딩 패스를 주면서 어느 레인으로 가라고 알려 준다.(승객 소지용 보딩 패스에도 레인 번호가 적혀 있다.) 


차량 룸미러에 밖에서 볼 수 있도록 걸어놓는 대형 보딩 패스는 아래처럼 생겼다. 12월 26일 오후 12시 10분에 출발하는 배를 이용하며 승객수가 3명이라는 의미다. 


승객 소지용 보딩 패스는 이렇게 생겼다. 여기에 쓰여 있는 레인(나 같은 경우 214번)으로 차를 끌고 가면 된다. 


4. 체크인 게이트에서 알려 준 레인으로 가서 주차를 한 뒤 보딩을 기다리면 된다.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도로 위쪽에 레인번호 표시가 있다. 그 레인 번호 따라가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앞차 따라가면 된다. ㅎ 그렇게 알려 준 레인에 가서 주차하면 된다. 시간이 많이 남았으면 주차한 뒤 여객 터미널에 가서 가벼운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즐길 수 있다. 


5. 페리 출발 한 30분 전 쯤에 방송이 나온다. 보딩을 시작한다고. 그러면 차에 돌아가서 기다리다가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배안으로 차를 몰고 간 뒤 차를 주차하면 된다. 


6. 내릴 때 역시 페리에서 방송이 나오며, 그 때 배 안 주차장으로 가서 차량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차들이 차례로 빠지고 자기 차례가 오면 그대로 출발하면 된다. 프랑스 칼레 같은 경우 이미 영국 도버에서 프랑스 입국 심사를 마쳤기 때문에 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도로로 연결된다. 


아래 사진처럼 넓은 주차장에 각 레인 번호가 있는데 체크인 게이트에서 알려 준 레인에 차를 주차하고서 페리 보딩을 기다리면 된다. 시간이 남으면 페리 터미널에서 시간을 보내도 된다. 


차량 보딩이 시작되었을 때의 모습. 차량들이어서 그런지 그 많던 차들이 생각보다 빨리 배 안으로 들어간다. ㅎ 


차량을 배에 적재한 상태의 모습. 배 안에서 안내원이 어디 주차해야 되는지 안내해 준다. 


우리 가족이 탔던 페리와 같은 급의 페리. 페리는 크고 넓고 쾌적했다. 


실내에는 식당, 오락실, 편의점 같은 것들이 있다. 도버와 칼레를 왕복하는 페리에는 지정된 좌석이 없으며 그냥 아무 자리나 빈 자리에 가서 앉으면 된다. 음식을 싸와서 배에 타자마자 바로 펴놓고 점심 먹기 시작하는 가족들도 많았다. 


도버의 명물 중 하나인 화이트 클리프(White Cliff)가 이렇게 배에서 보인다.  


도버 항의 모습. 그리고 저 뒤로 도버 성(Dover Castle)이 보인다. 


도버에서 페리를 타고 한 1시간 반 쯤 가면 이렇게 프랑스 칼레에 도착한다. 칼레에 도착해서는 차를 끌고 바로 다음 목적지인 벨기에로 향했다. 프랑스 고속도로 속도 제한이 시속 130km라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사실 영국에서는 왼쪽 차선으로 운전을 하다가, 배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오른쪽 차선으로 운전하는 게 좀 이상하기는 했다. 하지만, 한 15분 정도 운전하면 금방 익숙해진다. 


여기는 벨기에 알터(Aalter)의 중심가 교회. 호텔에 일찍 짐을 풀고서 저녁을 먹을 겸해서 시내 구경을 좀 했다. 


도시 가게들이 얼마나 깔끔하고 깨끗하고 세련되었는지 어떤 결벽증 같은 걸 느낄 정도였다. 저녁 먹고 돌아오는 길에 한 장. 


영국에서 유럽으로 자동차 여행갈 때 알아둘 것 몇 가지. 


1. 자동차 번호판이 GB를 표시하고 있는지 확인

- 많은 영국 자동차 번호판에 EU 마크와 함께 GB 표시가 되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차량들도 많다. 

- 만약 자신의 영국 자동차 번호판에 GB 표시가 없는 경우 아래와 같은 스티커 사다가 번호판 옆에 붙여야 한다. 

- 이런 GB 표시 없이 차량을 유럽에서 운행하다가 적발되면 현장에서 벌금딱지를 받는다. 



2. 전조등 조절

- 영국은 차량이 좌측 통행을 하지만, 유럽은 차량이 우측 통행을 한다. 

- 따라서 영국 차량이 야간에 유럽에서 운행을 하게 될 경우 전조등이 맞은편 차량 운전석까지 강하게 비추어 사고 위험을 증가시킨다.

- 이에 따라 유럽 국가에서는 영국 차량 같은 경우 전조등 조절을 한 뒤 운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동차 정비소에 가서 기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지만 이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따라서, 짧게 유럽을 여행하는 경우에는 아래와 같은 전조등 전환 투명 스티커를 사다가 전조등 앞에 붙이는 것이 제일 싸고 간편한 방법이다. 이 전조등 전환 스티커는 도버 항의 여객 터미널에서 판매한다. 



3. 음주 측정기(?)

- 프랑스에서 운전하는 경우 해당한다. 원래 2012년 3월부터 프랑스에서 운행하는 모든 차량은 반드시 자가 음주 측정기를 차에 비치토록 법규화되었고, 이를 위반 시에는 현장에서 11유로의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 하지만, 2013년 1월부터는 벌금 부과가 무기한 연장되어서 사실상 이 법규는 사문화된 된 것으로 보인다. 

- 도버 항에서는 이 음주 측정기 사라고 계속 광고가 나오기는 한다. 



영국에서 차량을 끌고 유럽으로 여행할 때 참조할 내용들은 http://www.theaa.com/motoring_advice/overseas/general_advice.html 에 잘 정리되어 있다. 



2015년 1월 6일

신상희 


2015/01/04 - 짧은 유럽(벨기에, 네델란드) 자동차 여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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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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