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 전 사 준 쥘 베른의 해저2만리 읽느라 딸래미가 잠을 안 잘 기세다. 거봐, 내가 재밌다고 했잖아.


2. 내 생각에 나름 재밌는 얘기를 했더니 두 반응이 나왔다.

"웃기고 있네."
"웃기지도 않네."

두 문장의 구조상 분명 뜻이 반대여야 하는데 왜 같은 의미로 들리는지 모르겠다. 우리말 너무 어려움.


3. 어제 해저2만리 읽느라 거의 자정에야 잠자리에 든 딸애에게 오늘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을 사다 줬다. 읽자마자 "말도 안돼. 아무리 타임머신이라도 과학적으로 과거로는 못 가!" 이렇게 몇 번 쫑알거리더니 이제는 어제마냥 소파에 거꾸로 누워 독서삼매경이시다. 아, 내일은 아침에 풍물동아리 연습이라 일찍 자야 하는데...


4. 타임머신을 읽던 딸애가 말을 건넨다.

"아빠는 날마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지."
"무슨 말이야?"
"나를 보면 아빠 어릴 적하고 똑같다며. 그러니 날 볼 때마다 과거로 여행하는 거지. 물론 난 시계를 망가뜨리거나 TV를 부수지는 않지."
"네 엄마는?"
"아무리 생각해도 난 엄마를 하나도 안 닮은 것 같아. 엄마는 그렇게 모범생이었다는데 난 아니거든."


2019년 3월 20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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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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