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지난 1년간 모은 용돈을 기부하고 싶다고 한다. 

 

며칠 전이 용돈적금 만기일(?)이었다. 어디 금융기관에 적립한 것은 아니고 작년 이맘때부터 매주 받던 용돈을 꼬박꼬박 아빠한테 맡겨놓았다. 용돈적금 찾는 날이 다가오자 애는 얼마나 많은 돈이 쌓였는지 궁금해하고 또 그 돈 어디다 쓸까 계획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난 이 돈을 장난감이나 게임 사는데 다 쓰지 말고 한 반쯤은 은행에 저금하고 나머지 반 정도를 쓰고 싶은 데 쓰면 어떻겠냐고 제안하고 있던 차였다. 애는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전액을 모두 기부하고 싶다고 말을 꺼낸다. 사고 싶은 게 많지만 그래도 기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며 말이다. 후회는 없다고 덧붙인다. 

 

갑작스런 애의 말에 왜 기부할 마음이 들었냐고 물어보니 꼭 무슨 마음이 있어야 기부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답이 온다. 기특한 마음에 기부할 단체를 함께 찾아봤다. 무연고 아이를 위해 활동하는 어떤 단체를 후원하기로 했다. 나도 애가 기부하는 만큼 같은 금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애의 작은 행동이 두 배의 사랑이 되었다.

 

2020년 5월 14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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