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돌아보기

낙서장 2026. 1. 2. 17:16

 

2025년을 돌아보자.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한해였다. 몇몇 자잘한 아쉬움은 남지만 큰 틀에서 목표한 일을 어지간히 달성했다. 새해가 되면 항상 개인, 가족, 회사, 사회로 나눠 목표를 세우곤 하는데 회사와 관련된 목표들을 제외하고는 상당한 성취를 이뤄냈다.  

 

개인적으로는 2025년에 새롭게 태어나고자 노력했다. 성공과 실패를 포함한 많은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믿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보려 애썼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내 주변의 여러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그 속에서 기회를 찾고 도전해 보고자 했다. 운동과 하루 계획으로 시작하는 아침은 이제 몸에 붙은 습관이 되었다. 일어나면 물과 함께 영양제를 섭취하고, 음악과 함께 가벼운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한 뒤, 종이신문을 읽으며 샐러드로 아침을 먹는다. 매일 아침 75개씩 팔굽혀펴기를 하는데 가슴과 팔 알통도 제법 커졌다. 일과를 마치고는 1주일에 최소 2~3번은 유산소 운동을 했다. 예년에 못 미치지만 작년에도 꾸준히 자전거 타기를 즐겼고, 12월부터는 달리기에 도전 중이다. 12월에만 7번을 뛰며 태어나 처음으로 10km를 완주했다. 책은 들춰보니 37권을 읽었다. 1년에 40권 넘게 읽던 예년에 비해 독서량이 줄었는데 그렇게 아쉽지는 않다. 몇몇 좋은 책을 건져서다. 오픈스트리트맵도 여전히 편집 중이어서 내 닉네임이 항상 한국 커뮤니티 순위권에서 보인다. 아쉬운 점도 있다. 여러 이유로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많이 옅어졌다. 다음으로 6월 말까지 공부하던 일본어를 포기했다. 칸지(한자)의 벽을 못 넘었다. 칸지를 보며 어릴 적 한자 트라우마가 떠올라 그만뒀다. 술도 줄이지 못해 주기적으로 속병을 얻었고, 이와 잇몸도 슬슬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잘 아껴서 오래 써야 한다는 의사의 말이 피부로 와닿는다. 자기 전 명상을 시도했는데 습관이 되지는 못했다. 대신 빨리 잠에 빠져드는 방법을 찾았다. 잠자리에 누워서 명상하니 바로 잠 들더라. 

 

가족과도 잘 지낸 편이다. 함께 계획한 스웨덴 가족여행도 잘 다녀왔고 거기서 인상적인 경험도 몇몇 남겼다. 딸아이 스마트폰을 공항에서 잃어버릴 뻔 했던 경험이나 웁살라에서 스톡홀름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놓칠 뻔했던 기억 말이다. 함께 걷고 계단에서 주전부리 먹고 수다떨고 거리 구경하고 사람 구경하고 그냥 좋더라. 작년에 딸에게 약속 하나를 했는데 그 또한 잘 지켜냈다. 가끔은 티격태격하고 토라지고 속상하고 섭섭하지만 그래도 좀 시간이 지나고 이야기하면 다 좋아지더라. 딸아이가 달리기를 시작해 나도 함께 달리기에 입문했는데 올해 함께 10km 단축 마라톤 대회에 나가기로 했다. 2026년 가족 목표 중 하나가 됐다. 

 

작년 연초에 계획한대로 기부처도 한 곳 더 늘렸다. 매년 한 곳씩 정기 기부를 늘려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잘 실천 중이다. 올해도 정기 기부처 한 곳을 더 늘릴 계획이다. 많이 기부하려면 많이 벌어야한다. 

 

사업적으로는 좀 아쉬운 편이다. 2024년보다는 좋아졌지만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연초와 상반기에 기세가 좋았는데, 하반기, 특히 연말로 오면서 마무리가 좀 미흡했다. 사업은 다른 회사나 기관과 함께 고객을 상대하다보니 내 마음대로 안 되기 일쑤다. 함께 사업하는 파트너의 문제가 우리 회사까지 영향을 미치곤 한다. 회사의 체질을 바꿔가는 중인데 내 뜻이 직원들에게 잘 전달되는지 의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회사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고민하고 변화에 적응할 도리밖에 없다. 며칠 전 출시한 '예언자의 땅'은 그 시작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약속한다. 공부 열심히 하고 철저하게 계획하고 다양하게 시도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과연 그럴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개인의 노력 여부가 삶이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화될 때 운명은 꼭 카운터펀치를 날리곤 한다. '운' 또는 '불운'의 얼굴로 말이다. 침울할 때 갑자기 '운'이 찾아오고, 모든 일이 너무 술술 잘 풀릴 때 '불운'이 덮친다. 노력하되 겸손하며 삶의 임의성을 받아들일 공간 정도는 남겨두면 좋겠다 싶었다. 일이 잘 되었다고 나댈 것도, 못 되었다고 자책할 일도 아니다. 한해 동안 고생한 자신을 토닥거릴 작은 여유 정도 가지면 그만이다. 모두들 한해 고생하셨다. 

 

2026년 1월 2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