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양 출산기인지 영국 초원에는 새끼양이 가득. 아직 걸음을 잘 못 내딛는 새끼양들이 뒤뚱거리며 푸른 초원에서 어미 양을 따라다니는 모습은 평화 그 자체.
근데 생각해 보면 이 귀여운 새끼양들의 운명이 그렇게 평화로운 모습만은 아니더라는. 결국 평생 동안 털과 젖을 인간들에게 제공한 뒤 마지막에는 생명(고기)까지 인간에게 뺏기며 일생을 마치는 게 대부분 양들의 운명. 양들이 이런 희생을 제공함으로써 인간으로부터 얻는 것은 아마도 안정적인 유전자 복제 정도?
하지만 이게 꼭 양들만의 모습일까 싶기도. 돌이켜보면 많은 우리네 삶도 결국 이런 양들의 운명과 그닥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조금 더 넓고 더 풀이 많은 초원에서 산다는 것이 그렇게 자랑거리일까 싶기도. 동물농장의 귀납법 모순이 떠오르는 새벽.
잠이 안 오는군.
2014년 4월 22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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