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년 말이 다가오니 딸아이 학교에서 일종의 통지표 같은 것을 보내 옴(A4 용지로 7장 분량). 크게 7개 분야 17개 영역에 걸쳐 아이의 발달 상황을 상,중,하 형태로 평가하고 교사의 의견을 달아 놓은 것임.
<딸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을 표지로 해서 School Report를 보내 왔다.>
2. 다행히 딸아이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평균 정도의 성취를 보이고 있는 것 같아 매우 흡족하게 생각하는 중. 그리고 몇몇 영역에서는 평균 이상의 성취를 보이고 있어 그 이유가 뭔지 영역별로 좀 생각해 봄.
3. 수학 분야에서는 전 영역에 걸쳐 우수한 성취를 보이는데 이건 딸아이가 한국인이어서 그런 것이므로 패스.
4. 기술 영역에서 높은 성취를 보이고 있어 이게 뭔가 하고 그 내용을 살펴 보니 컴퓨터를 가지고 뭘 하거나 특정 사이트를 찾아서 자신이 원하는 놀이를 하는 것임. 아빠 컴퓨터와 마우스 뺏어서 게임 하는데 이미 익숙하고 아이패드를 가지고 노는 아이에게 이런 높은 평가가 나오는 것 또한 당연
5. 육체 발달이나 건강 분야야 학교 끝나고 줄기차게 놀아대니 당연히 높은 성취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임.
6. 약간 신기한 게 표현 예술 분야에서 우수한 성취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 점. 엄마나 아빠나 이런 예술적인 것과 거리가 멀고 집에서도 딱히 뭘 하는 것도 없는데 이런 평가를 받은 건 좀 의외.
7. 가장 의아했던 건 읽기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 포닉스를 잘 이해하고 그 원리에 맞춰 모르는 단어도 읽으려 노력하며, 이야기 전체 내용을 잘 이해하는 편이라고. 영어 잘 못해서 자기 전에 침대 맡에서 베드타임스토리(Bed Time Story)라고 책을 조금씩 읽어 준 게 효과를 내지 않았나 추측 중.
8. 그나저나 아까보니 왜 자기 애 평가가 평균 밖에 안 나왔냐며 선생님한테 막 따지던 어떤 영국 아줌마가 있더라는. 슬쩍 보니 특정 영역에서 그 아이에 대한 평가가 평균 정도로 나와 있던데 이걸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었던 모양이던지 아줌마가 직접 학교까지 오셔서 선생님에게 따지듯이 이야기함. 뭔가 사연이 있기는 한 모양인데 아직 초등학교 1학년도 아닌 애들에 대한 평가 가지고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가, 야 이런 이야기가 꼭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니구나 싶어서 혼자 웃었음. ㅎ
2014년 6월 31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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