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도 한 번 글을 쓴 적이 있지만 가끔 학교에서 날라오는 이런 메일이나 레터는 한국인으로서는 참 이해하기 힘든 것들임. 케임브리지 보건 당국이 학교를 통해 보내온 레터인데 그 내용을 대충 보자면 다음과 같음.
"잉글랜드는 매년 기초학년(딸아이가 다니는 학년. 1학년 되기 전 학년. 일종의 병설유치원 과정)과 6학년에 대해서 키와 몸무게를 잰다. 당신의 자녀가 이에 속한다. 키, 몸무게 정보와 함께 이름, 나이, 성별, 인종 정보 등도 함께 수집될 것이다. 키와 몸무게는 훈련된 보건 전문가가 측정할 것이며, 아이는 외투와 신발을 제외한 다른 모든 옷들을 입고 사적인 공간에서 측정될 것이다. 측정된 키와 몸무게는 아이나 교사, 직원 등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만약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재고 싶지 않으면 맨 마지막 장의 문서를 작성한 뒤 학교로 회신해 달라. 자녀가 친구들과 달리 측정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상처를 고려해 그들이 측정과정에서 친구들과 구별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다."
우선,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매년 아이들 키와 몸무게를 거의 반공개적인 장소에서 측정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를 거부할 권리를 보호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 그리고, 측정 거부를 한다고 해서 어떤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측정 거부 사실이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특별한 조치를 취해주는 배려와 존중이 부러움.
한국 학교에서 매년 이뤄지고 있는 정기신체검사를 보호자가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 급 궁금해짐.
2014년 6월 2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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