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학교(영국)에서는 포닉스(Phonics) 교육이 많습니다. 


특정 철자(들)와 발음을 연결시켜 읽고 쓰게 하는 연습이지요. 


발음에 특정 철자가 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또 철자 그대로 발음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이런 훈련을 시키는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 과정의 책들에는 항상 발음과 연결된 책들이 많습니다. 


운율, 포닉스, 리듬 등이 함께 강조되는 책들이 등장하지요. 


그리고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이런 책들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기를 요청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글을 읽고 쓰기 어렵다보니 어쩔 수 없이 독서 교육과 쓰기 교육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어린 시절의 습관이 계속 이어져서 영미권의 독서 문화와 쓰기 전통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죠. 


실제로 제 딸을 보더라도 한글로 된 책은 금방 읽고 또 한글로 자기 생각을 금방 쓰니까 별로 연습할 생각을 안 합니다. 


주변에 한글로 글을 쓰고 한글로 된 책을 읽는 친구가 없으니 더욱 동기부여가 안 되기도 하겠지만요. 


물론 어려운 단어 뜻 몰라하고 또 맞춤법 틀립니다만 그게 영어와 비견할 정도는 아니지요. 


영어처럼 아예 읽지 못 한다든가 쓰지를 못 하는 정도는 아니니까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우리말은 너무 쉽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한글의 큰 장점 중의 하나가 쉬움인데 어쩌면 그런 쉬움에 빠져서 뭔가를 놓치는 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기도 하답니다. ㅎ


2014년 9월 11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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