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Source: http://www.theguardian.com/lifeandstyle/2014/may/11/worry-about-catching-mers-middle-east-respiratory-syndrome>
메르스 때문에 한국에 계신 분들도 힘들겠지만 영국에 있는 나도 만만치가 않다. 오는 9월 한국에서 열리는 큰 국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보니 이런 소식은 큰 무게로 다가온다.
주변 분위기가 뭐랄까 아직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고 있지 않지만 한국 사태를 주시하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엊그제부터는 사적으로 메시지를 받고 있다. 한국의 메르스가 어서 안정되어 9월 행사에 악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리고 어찌됐든 참가하겠다는 그런 비장미 넘치는 격려까지.
6월 22일까지가 조기등록 기간인데 얼마 전부터 조기등록하는 사람 수가 확 준 듯한 느낌이다.
어제는 좀 우울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 때문에 1년 넘게 애정을 쏟아부어 준비하고 있는 일이 치명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대상없이 분노가 치밀기도 하고.
무능한 정부야 포기한지 오래지만 그래도 한국의 사회적 역량을 믿어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지만 신경질과 화가 솟구치는 건 나도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어쩌랴. 내가 이곳 영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으니 그저 내 일을 꾸역꾸역 할 뿐이다. 발표자 선정을 해야 하고 프로그램 배치를 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컨틴전시 플랜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 지금 필요한 건 어찌됐든 꾸역꾸역 내 일을 하는 것이다. 젠장!
2015년 6월 11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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