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듣는다
전화벨 소리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밤비를 맞으며
한밤중
적막을 깨며 달려오는 
소리
누군가?
내 밤을 넘보는 사람은?
...
전화선을 통해 
발톱을, 
은밀한 숨결을 들이대려는 
사람은?
...

김상미의 '어느 날 한밤중' 중. 

 

와, 여행하는데 진짜 전화에 카톡에 문자에 이메일에 하도 연락이 쏟아져 들어오니까 이게 여행인지 원격근무인지 헷갈릴 정도더라니까요. 

 

오죽하면 여행 내내 김상미 시인의 저 시가 다 떠올랐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내가 빠르게 대응하지 않아 문제될 만한 일이 있었나 하고서요. 약간 삐거덕거렸겠지만 어찌어찌 다 처리되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오히려 밖에서 보니 다들 바삐 부지런히 일은 하는데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본질은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다음부터는 전화고 인터넷이고 다 끊고 여행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페북에 마음대로 자랑질하되 다른 사람 연락은 안 받을 수 있는 단방향 인터넷 기술 소개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7월 5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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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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