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애가 수업 중에 자기 소원으로 '1주일 동안 학교 안 가고 아빠와 놀기'를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집에 무슨 일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셨다. 학교에서 맨날 다 아는 것만 가르쳐 지루해 가기 싫다는 투정을 가끔 부린다고 솔직하게 말씀 드렸다. 선생님께서는 학교는 중간수준의 학생에 맞춰 수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하신다. 앞으로 수학 시간을 중심으로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애에게 줘보겠다고 하신다. 선생님께 감사 드리면서도, 선생님 한 분이 학생 수준에 맞춰 수업 내용을 조금이나마 다르게 가르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싶기도 했다. 딸애 반에는 20명의 학생이 있다.


영국 생각이 났다. 그때는 한 반에 30명의 학생이 있었는데, 교사는 담임선생님, 보조선생님 그리고 장애아동 담당 선생님까지 모두 3명이었다. 장애아동 담당 선생님은 각 반에 1명 씩 있던 장애아동을 위한 선생님이었다. 딸아이 반에는 자폐학생이 있었고 옆반에는 청각장애 학생이 있었는데, 이들을 위해 자폐학생 담당 선생님과 수화가 가능한 특수교육 선생님이 각각 한 분씩 계셨다. 두 분 다 딱 한 학생을 위해 계셨던 것. 여하간, 장애아동 담당 선생님을 제외하고 2명의 선생님이 29명의 학생을 책임지셨던 것인데 두 분 선생님의 역할이 달랐던 것 같다. 보조선생님은 주로 일상적인 교육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이며, 담임선생님은 성취가 우월하거나 떨어지는 학생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어 한 마디 못 하는 학생을 위해 담임선생님이 매일 수업 시간에 별도로 읽기와 말하기를 가르쳤다거나, 수학 잘 하는 애들에게는 따로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내줬다거나 했다고 한다. 나름 학급 내에서만이라도 수준별 교육을 위해 노력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이런 교육 모습이 영국 공립 학교의 일상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다. 딸애 영국학교 같은 경우 케임브리지 대학교 기혼자 숙소가 포함된 학군이었고, 그런 탓이었는지 케임브리지 대학과 이런저런 교류가 굉장히 많았었다. 스스로도 특수 교육과 다양성 교육에 뛰어난 성취를 보이는 학교라고 자랑했을 정도이니.


선생님께서 다른 방식의 교육에 대해 잠깐 언급하셨는데 동의하지는 않았다. 사실 특별한 교육 철학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이 나이대는 줄기차게 노는 게 남는 거라는 생각 정도 뿐. 늦은밤 집에 돌아와 애와 함께 마이크래프트 종이접기 놀이를 하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기록해 놓는다.


2016년 9월 24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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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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