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딸아이 영국 학교 마지막 날이었다.
평소처럼 씩씩하게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고서 마치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하교를 했다. 근데 집에 와서는 자꾸 심퉁을 부리더니 마침내는 왈칵 울음을 쏟아낸다.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여기에서 학교 다니고 싶다고, 에반스 선생님이 좋다고. 기초학년부터 2학년까지 꼬박 2년을 같이 보낸 친구들이니 정이 들대로 들었던 모양.
아침 등굣길에 만난 딸아이 친구 엘카는 내게 카드를 줬다. 딸아이에게 보내는 석별의 편지. 딸에게 물어보니 오늘 선생님이 친구들과 작별하는 시간을 별도로 줬다고 한다. 딸은 앞에 나가 인사하고 애들은 딸에게 보고 싶을 거라 인사했다고 한다.
딸 입장에서는 이제사 처음으로 친구다운 친구를 만들었는데 헤어져야만 하는 이 상황이 아쉽기만 할 게다. 내일은 안젤라 생일 파티가 있으니 긴 석별을 약간 미룰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조금 안정된 딸아이는 부러 딴 이야기만 한다. 한국 가서 잘 적응하리라 믿지만 지금 안쓰러운 건 어쩔 수 없다.
2015년 11월 6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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