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 잠들기 전에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애가 아빠 어린 시절의 재미난 이야기를 졸라 그렇다. 어젯밤에는 내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줬다. 내 어릴 때, 아마도 지금의 내 딸 나이쯤에, 시골 집에 구렁이가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때 마침 우리 집에 오셨던 동네 어르신들이 그 구렁이를 잡아 비료포대에 가둬두셨다. 나중에 뱀장수가 오면 팔아 용돈이라도 하라시면서. 다음 날 비료포대에 구렁이가 없어 할머니께 물으니 할아버지께서 풀어주셨다고 하신다. 할아버지한테 왜 풀어주셨냐고 항의 조로 물으니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생명이라 풀어주셨다고 말씀하셨다. 오늘 딸애가 미술 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곤충 한 마리가 학원 안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학원 선생님이 곤충에게 살충제를 뿌리자 딸이 선생님께 말했단다. 왜 해도 안 끼치는데 곤충을 죽이냐고.
2017년 11월 29일
신상희
'낙서장 >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애의 영어 이메일 (0) | 2018.01.26 |
---|---|
딸애와 만화 '미생' 같이 읽기 (0) | 2018.01.07 |
오늘의 음악 듣기 (0) | 2018.01.02 |
애와 함께 음악 듣기 (0) | 2017.12.29 |
딸과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0) | 2017.12.11 |
아빠 블로그를 들여다보는 딸아이 (3) | 2017.11.29 |
손등의 발진, 그 오해와 진실. ㅎ (0) | 2017.11.23 |
방탄소년단(BTS)를 좋아하게 된 아이 (0) | 2017.11.23 |
어떤 학업성취 보상요구안 (0) | 2017.11.09 |
어른스러우면서도 어린애일 수밖에 없는 아이 (0) | 2017.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