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가족이 뭘까하고 정말 논리적으로 생각하곤 했다. 같은 핏줄 혹은 거의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생명체 정도. 여하간 '가족'은 서로가 서로를 부른다.
 
우리 가족 표현으로 어쩌면 거의 100년만의 가족 여행이 시작되고 있다. 설도 쇨 겸 형이 있는 시드니로 온가족이 날라갔다. 다른 '가족'은 빼고.....
 
한숨 깊이 자고서 밖을 보니 비행기가 벌써 호주대륙에 와있다.



브리스번을 거쳐 시드니로 가는 제법 힘든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을 만난다는 것에는 확실히 다른 '어떤 감정'이 있다. 조카녀석은 고모가 한국에서 사온 PS2를 하느라 넋을 놓고 있고, 그런 조카를 보며 다른 식구들은 넋을 잃는다.



시드니 이스트우드 역이다. 시드니에 오자마자 우리 가족은 무슨 공연을 보러 간다. 사실 꽤나 피곤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예매까지 해놓았으니 가야지 어쩔 것인가? 러시아에서 온 러시아 천사 합창단 공연이란다. 나는 락이나 테크노가 더 좋다만 가끔 가족과 있을 때는 조용히 있는 것도 좋다.




이스트우드 역에서 밖을 바라본 풍경이다. 시드니는 여름인데다가 너무 밝아서 선글라스가 없으면 견디기 힘들 정도다.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더라.




전철은 2층으로 된 구조다. 가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통근열차 정도랄까? 전철 안에서 여동생들을 멋지게 찍어 주다. 이렇게 멋진 포즈를 취하던 그녀들이....




이렇게 바로 잠에 빠져 든다. 여독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실 나도 꽤나 졸렸다.





이번 공연은 시드니 타운홀에서 열렸다. 시드니 타운홀의 내부 모습되겠다. 러시아 천사 합창단은 러시아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한국목사가 설립한 합창단이었다. 러시아와 천사 그리고 여성합창단이라는 단어가 왠지 모르게 묘한 느낌을 준다.




이 공연의 주최자가 한국 교회인 관계로 사실 이 공연을 보러 온 사람의 거의 99% 이상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시드니에 오자마자 다시 수많은 한국 사람을 보니 기분이 좀 묘했다. 러시아 천사 합창단은 서투른 한국말로 찬송가와 한국 동요 등을 불렀다. 합창단은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채 한국가사 발음을 외워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1월 28일은 마침 여동생과 조카 녀석의 생일이었다. 둘을 위해 온 가족이 모여 조촐한 생일 잔치를 벌여 줬다. 생일 케이크와 족발이 한 상에 있는 생일 상이라..



조카 녀석은 할머니의 생일 선물인 신발을 무척 좋아했다. 신발이 커서 당분간은 그 신발을 신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로 어떻게든 이 신발을 신어보려는 조카녀석의 모습이 참 귀엽다. 조카녀석이 아빠에게 우리와 한국말로 대화해야 하는지 아니면 영어로 대화해야하는지 물어볼 때 참 묘한 기분이 들더라. 자식.. 발음 죽이던데..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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