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에서 물리학과 우주론을 연구하는 맥스 테그마크 교수가 쓴 인공지능에 관한 책이다.

Life1.0은 DNA를 통해 생물학적 복제만 가능한 생명체(생물학적 단계, 박테리아), Life2.0은 문화와 같이 소프트웨어적인 설계와 복제가 가능한 생명체(문화적 단계, 인간), Life3.0은 이제 육체마저도 진화라는 오랜 구속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설계하고 복제하는 생명체를 의미한다(기술적 단계, 초지능).

물리학자로서 저자는 범용인공지능이나 초지능의 등장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고 인류의 생존이나 멸종 여부와 관계없이 초지능은 저 먼 우주를 향해 자신의 운명적 항해를 시작할 것임을 예지하고 있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을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관해 많은 고민과 질문을 던지고 있고, 그 내용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맥스 테그마크 교수는 자신의 부인, 동료와 함께 일론 머스크 등의 후원을 받아 '생명의 미래 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 FLI'를 창립하고 '안전한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을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류의 안전과 발전을 보장하면서 인공지능을 연구해야 한다는 '아실로마 인공지능 원칙'이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책은 (인공)지능이란 무엇이며 물질이 지능을 갖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결국 우리 사회와 정치, 법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며,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다룬다. 물리학자가 쓴 인공지능에 관한 책이지만 얼치기 인공지능 전문가가 쓴 책에 비해 지식의 깊이와 폭, 접근법 그리고 스케일에서 그 수준을 달리한다.

덧붙여 1)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맥스 테크마크의 인공지능과 관련한 대화의 일단도 흥미롭다. 래리 페이지는 만약 범용인공지능이나 초지능이 등장할 경우 인간에게 그런 인공지능을 제거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단지 탄소에 기반한 생명체라는 이유만으로 실리콘에 기반한 생명체를 제거할 수 있는 권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런 권리가 있다고 믿는 행위 자체가 과거 백인이이라는 이유만으로 흑인을 죽일 수 있다고 믿었던 종차별주의와 논리적으로 다른 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덧붙여 2) 어제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2019 지리학대회 특강을 마치고 몇 분의 교수님들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다가 주제가 자연스레 자녀 교육으로 옮겨갔다. 앞으로는 기계나 인공지능이 못할 것 같은 직업을 찾도록 자녀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했는데 맥스 테크마크 교수도 같은 이야기를 책에 적어 놓고 있다. 자식에게 인공지능이 못 할 것 같은 직업을 가지라고 항상 조언 중이라고 한다.

2019년 11월 24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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