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뜻이 아니었다. 피곤해 저녁 먹자마자 쓰러져 자고 있는데 뭔가 싸한 느낌이 날 감돈다. 눈을 뜨니 딸애가 왜 자전거 타러 안 나가냐며 뾰루뚱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어제 거의 탈진 직전까지 가고 온 다리와 허벅지에 파스 붙이고 잤던 애인가 싶다. 무거운 몸을 끌고 달리다 보니 어느덧 어제 약속했던 방화대교까지 왔다. 가양대교 지나 한적한 길에서는 자전거를 나란히 몰며 요즘 애가 읽고 있는 Wayside School이라는 책에 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지금껏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 최고의 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윔피키드나 13층 나무집보다 훨씬 재밌고 여운이 있다고. 꽤나 사회비판적인 책이라고 한다. 권력남용, 차별, 심리 조종, 가학 등의 내용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잘 쓰여져 있단다. 이렇게 좋은 책은 널리 알려져야 한다며 아빠 페북 친구들에게 홍보해 달라고 한다. 밤이 늦었으니 이제 집에 돌아가자는 말에 "내일 온라인 수업이야. 잠깐 출석 댓글만 달고 다시 자면 되지. 그게 바로 온라인 수업의 장점이지!"한다. 근데, 네가 문제가 아니라 아빠가 내일 일어날지 모르겠다. ㅠㅠ


P.S.) 여러분 wayside school 책 시리즈 너무 잼써요.(딸이 입력함)

 

#FOSS4G_Bike_Club

 

2020년 6월 17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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