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차 앞 유리로 눈부신 햇살이 부서져 들어오고 라디오에서는 You raise me up이 흘러나온다. 오늘따라 차는 조용히 미끄러져 간다. 가을 하늘은 푸르다 못해 투명하고, 세상은 고요하다. 온몸이 허공에 뜬 채 밝고 따뜻한 빛에 동그랗게 감싸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하나도 없이 순간의 만족감과 행복이 영원처럼 밀려온다. 조금 있으면 또 부정적인 감정과 좋지 않은 소식이 몰려오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으로도 삶을 살아볼 가치가 있겠구나 싶다.
5분 정도 지나 회사 앞 교차로에 정차하니 카톡 하나가 들어온다. 이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아 볼까 말까 하다 확인을 한다. 제법 오랫동안 준비한 사업 하나에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마음을 다스리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조용히 혼잣말을 할까 하다가 "하여간 5분을 못 가요! 5분을!!"하면서 소리 질렀다. 이게 인생이지 씨바.
2021년 9월 23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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