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골죽도

낙서장 2021. 10. 10. 21:18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남서쪽으로 3시간 반을 가면 맹골죽도라는 섬에 도착한다. 주민등록상으로 15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자연산 돌미역과 돌김을 내다팔아 삶을 일궈나간다. 명품으로 인정 받는다. 이제 주민의 반 가량은 목포나 여수에 따로 집이 있다. 계절이 안 좋을 때는 뭍에 살다 제철에 섬으로 들어와 바위틈에서 김과 미역을 딴다. 추운 겨울에는 할머니들만이 외롭게 이 섬을 지킨다.

 

맹골죽도를 다룬 KBS 다큐멘타리를 보다 흥미로운 장면을 보게 되었다. 페인트 칠을 하지 않은 시멘트 담벼락에 성경의 한 구절이 쓰여 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사도행전 16장 31절이다. 검색해 보니 맹골죽도교회가 실제로 있다. 지금도 목회활동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전도사가 상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도수가 적어 전기요금이나 공과금을 내지 못한 채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흔적들이 있다.

 

이 다큐멘타리 앞 부분에 나오는 한 할머니의 말씀. "좋고 나쁘고가 어딨어요. 태어났응께 살제." 구원은 먼 곳에 있지 않다.

 

https://www.youtube.com/watch?v=hqACSSJMOYk

2021년 10월 10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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