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구와 가족.
주역 혹은 역경의 64괘 중 하나가 가인괘다. 가인괘의 6효는 가족이나 가족 같은 패밀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단계별로 설명한다.
빗장을 채워 가둠으로써 1효(단계)가 시작한다. 갖혀서 떠날 수 없으니 좋든 싫든 남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 이것이 식구요, 2효(단계)다. 주역에서는 3효에 와서야 '가인'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가인이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후회하니 위태롭지만 길하리라. 부자는 희희거리지만 종국에는 인색하리라'고 3효에 이르고 있다. 3효에서 어려움과 난관, 시련을 겪어보아야 식구(부자)와 패밀리(가인)의 차이가 드러난다. 투덜거리고 후회하면서도 큰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나아가는 이들은 패밀리(가인)가 되며, 이와 달리 한발 빼고 이런 위기 속에서 희희낙락하며 방과하는 이들은 식구(부자)에 머무른다. 4효에 이르러 패밀리(가인)는 위기를 극복하고 대길한다. 위기와 시련 속에서 운명공동체임을 함께 절감한 이들이 바로 패밀리이자 가인이다.
한덕수 부인이 무속에 조예가 깊어 아마도 가족, 패밀리가 아니라 딱 식구라는 표현에서 멈추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뭐 말고. 참고로 가인궤를 위아래로 뒤집으면 규궤가 나오는데 이는 갈라서는 길을 의미한다. 하나 되거나 헤어지거나 한끗 차이다.
2025년 5월 10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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