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7297329>
1. 조국을 떠나 살다 보면 조국이 곧 망할 것 같은 걱정이 많이 드나 봅니다. 한국에 있는 다니엘 튜더 씨는 영국이 망할 것처럼 보이고, 영국에서 생활하는 저는 한국이 곧 망할 것처럼 걱정되니까요. ㅎ
2. 영국 경제가 무섭게 런던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런던이 마치 블랙홀처럼 인력, 자원, 자본 등을 빨아들이고 있어서 여기서도 큰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오죽하면 스코틀랜드 애들이 자기들이 독립하면 그런 런던공화국 체제를 깰 수 있다며 분리독립의 정당성을 다 주장했겠습니까?
3. 제조업을 영국이 포기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자동차라든가 항공, 군수 분야 등등에서 경쟁력과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이 눈물겹게 보도되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실제 영국 고유 자동차 브랜드(롤스로이스, 재규어, 랜드로버) 같은 경우 주인은 외국기업으로 바뀌었지만 최근 해외 수출 등이 증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영국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많은 승용차 생산국이고 그 중 70% 이상이 해외로 수출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4. 2014년에 영국 경제가 제3세계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저 칼럼에서 언급한 책들이 조금 극단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작년 영국 경제는 유럽권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강력한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현재 실업율이 5.7%까지 떨어진 상태이고 이런 여파로 부동산과 임금이 모두 상승하고 있습니다. 올 1월엔가는 15조 원에 가까운 재정흑자도 기록했습니다.
5. 런던 외 다른 지방 도시나 시골들이 다 막장인가 하면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다니엘 튜더 씨 고향이 어디인지 잘 몰라 뭐라고 못하겠습니다만, 여행하다가 우연히 들른 작은 시골도 한국보다 훨 활기와 생동감이 넘칩니다. 가끔 이 작은 읍 정도에서 이런 대규모 상업 시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웨일즈, 스코틀랜드, 콘월, 이스트잉글랜드 등등에서 모두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활하고 있는 케임브리지 시내는 평일 오전에도 관광객과 쇼핑객들로 가득합니다. 활기가 넘친다는 느낌이 완연합니다.
6. 저도 사실 궁금하기는 합니다. 영국이 뭘로 먹고 사는지, 양질의 일자리는 많은지 등등요. 저 분이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저런 글을 쓴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제가 보는 영국과는 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이 따라야 할 길이 영국이나 미국이라고 저도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2015년 3월 14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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