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내가 미래에 대해 연구해 봤는데 미래는 아주 암울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내가 본 대부분의 소설이나 영화가 그래. 소설 타임머신을 보면 미래에는 빈부 격차가 아주 극심해. 가난한 사람들은 원시인처럼 생활하고 부자들은 손 하나 까딱 않고 눈처럼 하얀 피부를 지니고 살지. 지구에는 산성비가 내려서 스핑크스가 녹아내리고 곳곳이 사막으로 변해.
"그리고?"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도 비슷해. 보면 기후변화로 곳곳이 물에 잠겨 있고, 가난한 사람들 사는 곳은 더럽고 뒷골목 같아. 신체가 강화된 사람들도 대부분 부자들이거나 아니면 정부 사람들이지. 만화 도라에몽에도 잠시 미래 모습이 나오거든. 미래에 진구하고 이슬이가 결혼해서 부자처럼 사는데 그 옆에는 집도 제대로 없는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 만화영화 월리도 마찬가지야. 지구는 인간의 쓰레기로 가득하고 기후변화로 사람 살 곳이 못 되지. 인간들은 우주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다 기계한테 맡기고 뚱뚱하게 살아가잖아."
"그렇구나."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해. 공각기동대도 그렇고 월리의 오토도 그렇고. 아무리 생각해도 미래는 빈부격차에 기후변화에 인공지능에 우울한 세상일 것 같아."
"근데, 팩트풀니스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을 보면 우리가 현재나 미래를 암담하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인류는 느리지만 조금씩 더 나은 세상으로 발전해 왔어."
"예를 들자면?"
"예전에는 태어나자마자 죽는 아이가 많았는데 이제는 거의 없고, 이제는 의료기술이 발전해 예전처럼 일찍 죽지 않고 오래 살 수 있고, 또 원하는 곳에 마음껏 여행도 다닐 수 있고, 컴퓨터도 있고 별의별 물건도 풍족하고."
"듣고 보니 그러네. 하기야, 2천 년 전 사람들이 타임머신 타고 와서 우리 지금 사는 모습 보면 아주 깜짝 놀라기는 하겠네. 근데, 빈부격차는 예전보다 심해진 것 아냐?"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요즘 빈부격차가 심해진 느낌은 든다. 아빠 생각에 이렇게 빈부격차가 심한데 전 세계적으로 혁명이 안 일어나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ㅎ "
"뭐라는 거야?"
"응. 아니야."
2020년 2월 27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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