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 사는 세상이 컴퓨터 게임이면 거기 플레이어도 막 현질하고 그러겠지? 수학 아이템 사서 존 폰 노이만 같은 사람 만들고. 근데, 나를 플레이하는 사람도 현질했겠지?"
"당연하지. 네 플레이어는 음악이랑 미술이랑 창의적 재능 같은 아이템을 현질했겠지."

"우아. 근데, 현질 안 해 준 사람이나 아니면 조종하는 플레이어가 없는 사람도 있으려나?"
"있겠지. 우리를 플레이하는 세상에도 부자가 있고 가난한 이가 있겠지. 돈 없어 현질 못 하는 플레이어도 있을 거고. 그리고 자신은 모르겠지만 자신을 조종하는 플레이어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 마인크래프트 보면 사람이 조종하는 캐릭터도 있지만 게임이 자동으로 만들어 놓은 캐릭터들이 막 돌아다니잖아. 게임 속에서야 다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걸 깨달을 방법도 없고."
"우리 사는 세상의 나쁜놈들이 그렇게 주인 없이 만들어진 사람이려나?"
"그럴수도 있고 아니면 플레이어가 일부러 그렇게 나쁜 짓만 하고 다닐 수도 있고 "
"내가 만든 세계관에서는 여기서 나쁜짓 하다 죽으면 마인크래프트의 동물로 다시 태어남. ㅎ "
"헐. 그게 윤회인데. 종교 하나 만들어도 되겠다."

 

2020년 2월 8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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