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거실 바닥에 엎드려 궁싯거리며 수학 문제를 풀다가 물어본다.
"아빠, 나 지금 수행평가 푸는데 이거 집에서 풀어서 다음 학교 갈 때 내야 하거든. 근데, 다른 애들이 인터넷이나 부모님한테 물어봐서 풀면 어떡하지?"
"선생님이 오픈북이라고 하셨니?"
"아니. 사회도 아닌데 무슨 오픈북."
"그럼 선생님이 학생들 믿고 스스로 풀어오라고 한 거네. 넌 어떻게 하고 있어?"
"난 수학이니까 당연히 아무 것도 안 보고 스스로 풀고 있어. 근데, 풀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 들어서."
"난 네 수학 성적보다 네 자신을 속이지 않는 그런 맘이 더 아름답고 자랑스럽구나."
"우웩 오글거려"
#근데왜애는자기책상도아니고거실책상도아니고식탁도아니고맨날거실에엎드려숙제를하는걸까
2020년 12월 14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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