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와 이근 대위가 나오는 가짜 사나이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나라 군대 이야기로 번졌다.

 

"아빠, 왜 사람들은 군대 가기 싫어해?"
"개인 시간도 없고 자유도 제약되고 틀에 맞춰 생활해야 하니까."
"어떻게?"
"뭐 오전 6시에 모두 함께 일어나고 밤 10시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밥 먹고 맨날 훈련하고 그러지."
"그렇게 다 모여서 자유시간도 없이 생활하면 감옥과 다를 게 뭐야?"
"아, 감옥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게 느끼는 사람도 있지. 그래도 감옥 보다는 더 나은 자유가 있고 적지만 월급도 나오고."
"왜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해?"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이기도 하고."
"근데, 왜 남자만 군대를 가? 여자는 안 가고."
"예전에는 아무래도 여자의 신체적 능력이 남자와는 차이가 있어서 전쟁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요즘은 장교나 부사관은 여군도 많아."
"옛날에 여자는 열등해서 공부하면 안 된다고 했던 논리하고 똑같네. 진짜 기분 나쁘네."
"아, 그게 쉽지 않은 문제인데. 여자가 군대 가는 나라도 있고 아닌 나라도 있고. 우리나라는 논의 중이야."
"여하간 난 남자여자 구분하는 게 제일 기분 나빠. 앞에 '여' 붙여서 구별짓는 것도 싫고. 작년까지 반 번호도 남자와 여자를 구별해서 붙였어. 올해는 우리 선생님만 남자여자 다 합쳐서 가나다 순으로 반 번호를 붙이는데 난 이게 너무 좋아."
"그러게. 남자는 대학생이라고 하면서 여자 대학생은 여대생이라고 부르고 그러는 게 웃기기는 하지. 직원도 남직원이라는 말은 어색하면서 여직원이라는 말은 익숙하고."
"나는 구글에서 성별 물어볼 때도 절대 대답 안 해. 그게 중요한 게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그치. 그리고, 남자도 여자도 아닌 사람은 어쩌라는 거야?"
"나는 여하간 단어 앞에 '여' 붙이는 게 제일 싫어. 앞에 '여'를 붙이면 차별적인 느낌도 들고 열등하다는 느낌도 주고."
"그러면 넌 여자도 의무적으로 군대 가야 하면 갈 거야? 예전에 여자들이 혜택 받는 걸 개꿀이라 그랬잖아."
"그때는 농담한 거고 당연히 가야지. 여자라고 군대 안 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봐. 나라 구하는데 남자여자가 왜 따로 있어? 전쟁에서는 죽거나 죽이거나 둘 밖에 없는데."
"살벌하다야. 그런 말은 도대체 어디서 들은 거야?"
"언더테일. ㅋㅋ"
"아..."

 

2020년 9월 21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