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이야기이긴 한데 어렸을 때 일종의 신기(神氣) 같은 게 있지 않았나 싶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와 영적으로 몇 차례 대화했던 경험이나 공사하느라 붉게 파헤쳐진 땅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고통스러웠던 기억이나 아직도 생생하다. 일종의 정신질환이 아니었나 싶기도 한데 꼭 그게 아닐 수도 있는 게 이 당시 누군가를 저주하면 그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경험이 많아서다.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고 저주하면 반드시 그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곤 했다. 갑자기 다치거나 아프거나 사고가 나거나 아니면 정신이 돌거나. 이유 없이 미워하거나 증오하지는 않았고 주로 날 괴롭히거나 고통스럽게 한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고등학교 때부터는 스스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며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걸 굉장히 의식적으로 자제하곤 했다. 대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됐는지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증오한 기억은 없다. 


그제 자전거를 타다 문득 내 마음 한구석에 내가 예전처럼 죽도록 미워하고 증오하는 사람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최근 1~2주 동안 무의식 중에 어린 시절과 같은 미움과 증오의 행동을 하고 있었던 내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나도 모르는 또다른 인격이 나 몰래 저주의 의식을 행하고 있었던 느낌이랄가? 놀랍기도 했는데, 사실 더 놀랐던 건 이런 내 자신을 발견한 후의 내 반응이었다. "내 능력이 아직도 예전처럼 살아 있으려나?" 밉고 싫은 마음이 깊고도 깊었던 모양. 어제 내내 생각을 많이 했는데 용서할 것도 더 미워할 것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저 그대로 두면 된다. 다시 증오와 저주의 의식에 내 자신을 빠뜨리고 싶지도 않았고. 돌아보면 누군가를 저주하는 동안 나도 우울과 불운이 가득했고, 저주 대상이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는 쾌감보다는 오히려 고통이 나를 덮쳤던 기억이 많아서다. 남을 저주하는 게 나를 저주하고 남을 해치는 게 나를 해치는 느낌이랄까. 오늘 자전거 타다 생각이 든 건데 직업으로 법사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딱 이 정권에 어울리는 인물인데 말이다. 이미 교주로 불리고 있지만. 

 

2022년 5월 18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