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삼총사가 자전거를 함께 타기 시작하며 서로 뜻을 모은 게 있었다. 우리는 겉멋 없이 엉뽕 안 입고 클릿 슈즈도 안 신고 거리나 속도 경쟁에 빠지지 않으며 자전거 타기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120km 넘는 증평 왕복 뒤 한 명이 엉뽕을 입고 나타났다. 이번에 150km 타고 났더니 다른 한 명이 일단 엉뽕부터 사야겠다고 했다. 끝까지 버티던 나도 종기 났던 곳이 다시 부풀어 오른 상황을 맞이하고선 오늘 남몰래 조용히 엉뽕 구매 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누르면서 나는 그래도 클릿 슈즈만은 절대 신지 않을 거야 평속과 거리는 중요하지 않아 나는 순수해 순전히 엉덩이가 아파서 엉뽕을 산거야 이렇게 다시금 다짐했다. 내 자전거에 속도계를 이미 달았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고백하지만 말이다. 여하간 난 순수하게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거다!!
2022년 5월 3일
신상희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을 저주하는 게 나를 저주하고 남을 해치는 게 나를 해치는 일 (1) | 2022.05.19 |
---|---|
오늘의 사태를 예견한 3년 전 기사 (0) | 2022.05.12 |
지금 쓰러진 자 다시 일어설 것이요. 존경받는 자 다시 쓰러지리라. (0) | 2022.05.12 |
오늘의 착한 일 (0) | 2022.05.12 |
좋은 부부되기 6계명 (0) | 2022.05.06 |
수다와 지식의 확산 (0) | 2022.04.29 |
자전거 이야기 (0) | 2022.04.25 |
바쁜 일상 (0) | 2022.04.23 |
'검수완박' 중재안 논쟁을 보며... (0) | 2022.04.23 |
세월호 참사 8주기 (0) | 2022.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