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https://news.v.daum.net/v/20220614174522884>

 

 

1. 요약하자면 구글에서 개발 중인 대화형 인공지능 람다가 '죽는 게 두렵다' 등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표현. 담당 엔지니어가 람다에 의식이 있는 것 같다는 보고서를 구글 경영진에 올렸으나 경영진이 이를 무시. 이에 람다와 나눈 대화 내용을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 공개. 구글은 담당 엔지니어 휴직 처분하고 람다에 의식이 없다고 공식 발표. 


2. 구글의 공식 입장은 분석철학자 존 설(John Searle)의 '중국어 방' 주장과 유사. '중국어 방' 실험은 다음과 같음. 어떤 방에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을 미리 준비된 질문/답변 목록과 함께 넣어두고, 이 방에 중국어로 적힌 질문지가 들어오면 질문과 매칭된 답변을 방 밖으로 제출토록 하는 것. 이 경우 방 밖에서 보자면 중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이 방 안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실제로는 중국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것일 뿐이라는 게 존 설의 주장. 


3. 존 설의 주장에 대한 대표적인 반박은 '중국어 방'과 인간 두뇌에 본질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것. 중국어가 들어가서 자연스러운 중국어가 나왔다면 이는 그 과정이 어떻든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 인간의 두뇌 또한 뉴런 단위에서는 중국어를 전혀 모르지만 이런 수많은 뉴런의 전기화학적 작용을 통해 결국 중국어를 하기 때문. 


4. 내가 아는 이 중에 SNS나 몇몇 언론 등에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람이 있음. 그를 꽤 오랫동안 지켜봤고 또 대화 나눴던 경험으로는 그렇게 추앙받을 전문가가 아님. 나뿐 아니라 그를 아는 몇몇 사람들도 내 견해에 동의함. 그런데도 SNS나 언론에 이름이 나고 그 명성이 다시 양의 되먹임을 일으키며 나름 유명인이자 전문가로 인정받음. 이 지인은 전문가일까 아닐까?


5. 현대미학자인 조지 디키 일리노이대학교 교수는 예술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정의. "예술이란, 예술 관련 제도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예술이라고 칭하는 것" 어떤 사람이 제정신인지 아니면 미쳤는지를 판별하는 것도 정규 교육을 받은 정신의학자, 심리학자이듯, 인공지능이 의식을 가졌는지 여부도 결국 객관적 실재보다는 전문가들의 동의 여부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음.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토마스 쿤이 지적했듯 어쩌면 '붉은 스페이드 6'이 나왔는데도 눈치 못 채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2022년 6월 20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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