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자전거 타기는 언제나 옳다. 나란히 자전거 타며 나누는 대화는 정겹고 내용도 기대 이상이다. 집에서는 말 붙이기도 어렵던 10대 소녀가 가을밤 자전거 안장 위에서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다.
아이는 옆에서 보는 것과 달리 여러 문제를 잘 이겨내고 있었고 또 씩씩하게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었다. 조바심과 걱정은 온전히 어른의 몫이었다. 필요한 건 그냥 믿고 응원하고 지켜보는 것뿐. 딸의 재능과 꿈과 상상력을 보며 어쩌면 이 아이는 우리 가족이나 한국의 보배가 아니라 인류의 보배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순간 들었다. 오늘 가을밤이 너무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죄를 씻고 마음을 다잡기 위해 교회나 절을 가야 하듯 아이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사르기 위해 주기적으로 애와 대화해야 한다. 애가 어렸을 때부터 함께 탔던 자전거가 그런 대화 마당을 열어준다. 애도 오랜만의 자전거 타기가 좋았던지 "오, 오늘 생각보다 좋았는데~"라고 쫑알거린다. 가을밤도 얼마 안 남았다. 기회 될 때마다 같이 타 보자.
2022년 9월 15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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