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왜 그리 슬픈 표정으로 있니?"
"아, 다음 주 국어 시간에 연극을 하는데 내가 눈물 흘리는 역할이 있거든. 그래서 연습 중이야."
"슬픈 생각을 하며 몰입하면 되지 않을까?"
"잘 안 되네.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
"네 엄마 생각을 해 봐. 그러니까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네 아빠 얼굴을 바라보는 네 엄마 심정을 생각해 봐. 그러면 되지 않을까?"
"와, 더 이상의 슬픈 이야기가 필요 없어. 그냥 엄마 인생이 슬프고 내가 바로 눈물이 나네. 엄마 너무 불쌍해."
"ㅋㅋㅋ"
"생각해 보면 엄마가 웃어도 조용히 웃기만 하지 대박폭소를 안 터트리잖아. 그게 다 이런 이유였던 거야. 평생 불쌍한 우리 엄마. 엉엉엉."
"아, 진짜!"
2022년 7월 13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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