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bnEuyEeb3Bw 

 

 

10월 29일 이후 몸도 맘도 아팠어요. 회사 일 아니고서는 페북이나 트위터에 뭔가 쓰고 싶지도 않았고 미디어를 접하고 싶지도 않더군요. 지금도 그래요. 가슴이 아프고 슬프고 비통하고 분통 터지고 또 한없이 그냥 미안해요. 그리고 우울해요. 3주가 지났지만 이 기분이 가시질 않아요. 

 

운전하다 우연히 들은 라디오에서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일상의 삶을 그대로 사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근데 일상의 삶을 그대로 살아도 나아지지가 않는 거에요. 어떻게 서울 한복판에서 축제를 즐기다 이런 참사가 일어날 수 있나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거죠. 나도 가끔 갔던 곳인데. 

 

외국 친구가 묻더군요. 누군가 책임을 졌는지 아니면 기소됐는지요. 아무도 없다고 했어요. 책임지는 이도 기소된 사람도 아직 아무도 없다고요. 

 

힘들죠. 삼풍에 성수대교에 대구 지하철에 세월호를 겪으면서도 남아 있던 이 사회에 대한 얄팍한 기대가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세상을 안 뒤 나이 50 넘게 그래도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나름 노력해 왔다고 자부했지만 이제 마지막 의문이 드는 거죠. 이 나라를 '바꾸려' 노력했지만 바뀌지 않는다면 '나라'를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 말이죠. 서정춘 시인이 이미 읊으셨어요. "애비 말 잊지 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동영상 보는데 사연 하나하나에 눈물이 나요. 아무쪼록 유족들의 바람대로 제대로된 진상 규명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2022년 11월 22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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