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케임브리지 택시 기사와의 대화


D: 버스 타러 가는 걸 보니 공항 가는가 보네?

S: 응

D: 히드로 공항 가는 거니?

S: 응

D: 멀리 가는가 보다.

S: 응. 한국에 가.

D: 나도 한국에 가려고 준비 중이야.

S: (애가 k-pop에 관심있나 하면서 반가운 마음으로..) 무슨 일로?

D: 한국에 있는 영광스러운 한 큰 교회를 가려고.

S: (여의도순복음교회 말하는가 싶으면서도 조심스럽게) 무슨 교회인데? 난 사실 종교가 없어서 잘 몰라. 

D: ***목사님의 ooo 교회를 방문하려고. *** 목사님은 한국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이시지. 이 분은 매일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 기도를 드려. 그리고 매일 그 기도를 통해 사후세계의 지옥과 천국을 모두 보시고 있지. 그리고 하나님(God)은 그 목사님을 통해 기적을 행하셔. 아주 유명한 분이신데 *** 목사님을 진짜 모르는 거야? 인천에 교회가 있지. 

S: (뭔가 분위기가 요상함을 느끼며) 아까도 말했지만 난 종교가 없어서 그런 것 잘 몰라. 

D: (앞면에는 한국어로 뒷면에는 영어로 되어 있는 *** 목사의 명함을 주며) 한국에 가거든 꼭 이 교회에 대해 알아보고 찾아가봐. 

S: (택시 기사의 성의가 대단해서 명함을 받아들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어 방금 사진 찍었으니까 이 명함은 네가 다시 가져가.

D: 한국 가려고 준비 중인데 왜 인천이나 서울의 호텔이나 모텔은 Hotels.com이나 Booking.com에 몇 개 안 뜨는 거야? 다들 비싼 호텔만 올라와. 

S: 그런 곳에 올라오는 호텔보다 차라리 개인이 운영하는 모텔을 이용하면 가격도 싸고 시설도 좋아. 사실 모텔이라기 보다는 러브호텔이지. 

D: 괜찮아. 나는 자고 씻을 수만 있으면 되거든. 근데, 그런 정보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S: 그 명함에 있는 이메일로 직접 문의를 하면 아마 열성적으로 도와줄 거야. 

D: 나는 한국이 하나님으로부터 축복 받은(blessed) 나라라고 생각해. 그 짧은 기간에 발전한 것도 그렇고. 참, 지금 북한이 남한 침략 못 하는 것도 하나님의 영적 방패가 막고 있어서 그렇다는 건 아니?

S: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짧은 기간에 남한이 발전한 건 사실이지. 

D: 구글 스트리트뷰로 인천과 서울 거리를 보는데 정말 대단한더라구.

S: 가서 직접 경험하면 더 충격적일 걸?

D: 근데, 한국 가는데 얼마나 걸리는 거야?

S: 히드로에서 인천까지 한 10시간 반, 돌아올 때는 한 11시간 반. 

D: 난 사실 유럽 밖으로는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어. 이번 한국 여행이 처음으로 유럽을 넘어서는 여행이 될 거야. 직접 그 목사님을 뵙고 많은 것을 깨닫고 싶어. 

S: 꼭 교회 이메일로 메일 보내서 도와 달라고 해라. 진짜 아주 열성적으로 도와 줄거야. 

D: 다 왔네. 잔돈 빼고 그냥 7 파운드만 줘. 

S: 아니야. 나도 너랑 이야기하는 게 재밌었다. 그냥 8 파운드 받아. 

D: 고마워. 한국 잘 다녀와. 

S: 너도 안전 운전 하고.


내 핸드폰에는 그 목사의 명함이 찍혀 있다. 아까 한국 오자마자 그 교회와 그 목사에 대해 검색도 해 봤다. 내가 개신교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뭐라고 언급하고 싶지 않다.


2014년 3월 15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