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학교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Show and Tell'이라는 수업을 합니다. 이게 뭐냐면 매주 주제를 정해 놓고 이 주제에 맞는 물건을 집에서 가져와 친구들에게 스스로 설명하는 수업입니다. 보통은 딸아이와 엄마, 아빠가 함께 그 주제에 맞는 물건이 뭘까 이야기하고 그 뒤 물건을 챙겨서 학교에 보내주곤 했습니다. 물론 딸아이는 아직 영어를 잘 못하기에 저희가 간단한 설명을 연습시키고는 했죠.
'Show and Tell' 수업이 있는 이번 주 수요일에는 잉글랜드 교원노조 파업으로 하루 학교가 쉬었습니다. 그래서 저나 아내나 모두 이 수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주는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학교에 가보니 이렇게 이번 주 목요일에 'Show and Tell' 수업을 했었다고 하네요. 딸아이는 엄마, 아빠가 신경을 쓰지 않으니 스스로 주제에 맞는 물건을 챙겨서 어제 학교로 가져갔다고 합니다. 아마도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학교에서 이번 주 'Show and Tell'을 목요일에 한다고 들었던 모양이며, 그 뒤 아무도 챙겨주지 않으니 스스로 챙겨서 학교로 간 모양입니다.
이 소식을 카톡으로 아내로부터 전해 듣고, 둘 다 딸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또 다 큰 것처럼 대견하고 기특하기도 하며 마음이 좀 복잡했습니다. 내일 영국으로 돌아가면 딸아이를 많이 칭찬해주고 또 많이 함께 놀아줘야겠습니다.
2014년 3월 29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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