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개인적인 일로 영국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몇몇 업무를 처리했는데 열라 친절하고 속도 빠르고 배려가 넘친다.
인터넷이나 언론을 통해 접했던 불친절한 태도나 고압적인 자세 따위는 하나도 없다.
뭐 이런 식이다. 얼마 전 목요일 오후에 무슨 서류 하나를 대사관에 가서 신청했는데 그 결과를 다음 월요일 오전에 케임브리지 집에서 받았다.
대사관에서 본국에 신청해 발급받은 뒤 외교행랑으로 대사관으로 배송하고, 그 뒤 다시 대사관에서 특급우편으로 우리집까지 보내는데 총 4일이 걸린 거다.
영국 행정기관에 뭐 하나 신청하면 빨라야 근무일수 기준으로 5일이다.
최장 5일이 아니라 '우리는 근무일수로 5일 이내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보통은 처리기한이 근무일수 기준 10일 아니면 15일이다.
그리고, 그 기한 내에 온다는 보장도 없다.
안 오면 다시 연락하라는 식이다.
이런 느림보 행정에 익숙해져 있다가 한국의 이런 빛의 행정을 다시 접하고 나니 정말 감동의 눈물이 흐를 뻔했다.
그리고, 또 뭐 하나를 부부가 같이 신청했는데 서류가 좀 미진한 게 있었다.
영국 행정기관은 서류 미진하면 얄짤 없다.
바로 반송이거나 접수거부다.
근데, 대사관에서는 전화가 왔다.
아내에게 먼저 전화했는데 아내가 일 때문에 전화를 안 받으니 내게 다시 전화했다.
전화로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고서는, 부족한 건 스캐닝해서 그냥 자기에게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한다.
런던까지 다시 나올 필요 없다고.
아, 다시 한 번 감동의 쓰나미가.
부부가 저녁 먹다가 한 말. "한국 대사관 왜 욕하는 거야??"
2014년 11월 28일
신상희
'Life in U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일상. 2월 9일. (0) | 2015.02.11 |
---|---|
한국의 ActiveX와 영국의 인터넷 뱅킹 (0) | 2015.01.15 |
영국 BBC의 한국 해외 입양 제한 조치에 대한 보도 (0) | 2015.01.07 |
영국의 학교 여행에 대한 단상 (0) | 2014.12.20 |
12월 12일 (0) | 2014.12.12 |
취중잡담. 영국과 한국 사회, 그 차이에 대해... (2) | 2014.11.25 |
잉글랜드 버밍엄 폭탄 테러 40주기 (0) | 2014.11.22 |
'감기약의 진실 (EBS 다큐프라임)' 포스팅을 보고서... (0) | 2014.11.21 |
극우 성향 영국독립당(UKIP), 잉글랜드 보궐 선거에서 연속 승리 (0) | 2014.11.21 |
딸아이와 학교 숙제로 티격태격 (2) | 2014.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