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된 어제 영국에서는 집권 보수당 재무장관이 2015 회계년도 예산안을 의회에서 발표했다. 거의 모든 미디어에서 생중계했다.
2. 핵심은 세율을 낮추고 복지도 줄여 재정건전성을 2020년까지 확보하겠다는 거다. 보수당의 총선 공약을 지키기 위한 실천이라고 못을 박고 시작하는데 보수당의 일관된 철학과 힘이 느껴진다.
3. 일단 공공부문 임금인상율을 앞으로 매년 1%로 묶겠다고 한다. 복지예산에서는 앞으로 2년 간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20조원을 줄이겠다고 했다. 그리고 부유층의 탈세에 대해서 강력한 대응을 통해 추가적인 세원을 확보하겠다고 한다.
4. 보수당이니 당연히 공공의료 약화를 예상했을지 모르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확보된 예산 상당 부분을 공공의료인 NHS에 투자하겠다고 한다.
5. 전체적으로 감세 속에서도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증세를 택했다. 영국 전국적으로 대규모 도로 확장과 건설이 있을 예정인데 이 재원 확보를 위해 자동차와 관련된 세금이 신설될 모양이다.
6. 어제 예산안 연설의 하이라이트는 영국 생활임금을 2020년까지 시간당 9파운드(대략 16,200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었다.
7. 생활임금 올려서 경제계에 부담이 될 것이며, 복지 줄여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비판에 영국 재무장관은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고 한다.
8. "경영계는 세금이 줄어든 만큼 직원들에게 임금을 올려 주면 됩니다. 노동자들은 복지가 축소된 만큼 급여가 오를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되 무임승차자에게 가는 복지혜택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9. 자신들의 명확한 집권 전략과 철학을 내세우고 집권한 뒤 그 공약에 따라 정책을 내놓고 추진하는 모습에서 정치적 힘과 함께 어떤 위엄 같은 것마저 느껴졌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강화'라는 지난 한국 대선의 구호들은 다 어디갔는지 그저 씁쓸할 따름이다.
10. 참고로 한국 미디어에서는 영국 보수당이 '저세금 저복지'를 주장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좀 고민이 필요하다. 보수당은 'Lower Tax Lower Welfare'라고 표현했다. 현재 세금과 복지가 과도하니 좀 줄여보자는 의미로 읽힌다.
2015년 7월 9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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