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맨체스터에서 영국 보수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지켜보는 게 나름 재밌다.
독하다면 독하달까 아니면 공약한 건 꼭 지킨다고 할까 뭐 그런 느낌이다.
캐머론 총리는 총선 공약대로 올해 복지예산 10조 원 이상을 잘라내고 있다.(원래 22조 이상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10조 근처에서 끝날 것 같다는 관측이 많다.)
주로 저소득층의 복지 예산을 줄이는 것인데 이에 대해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반대가 있지만 꿋꿋하다.
저임금-고세금-고복지 구조를 고임금-저세금-더 적은(lower) 복지로 바꾸는 게 공약이라며 완강하다.
보수당은 실제로 저소득층 복지 예산을 줄이는 대신 최저 임금을 끌어올렸다. 말이 아니라 실제로 끌어올렸다.
논리도 명확하다. 일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가게 하겠으며, 그건 임금을 끌어올림으로써 가능할 뿐이라고.
실제, 영국의 현재 저소득층은 1주일에 최대 16시간만 일할 때 가장 많은 복지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저소득층의 많은 사람들이 정규직으로 진입을 오히려 꺼려하기도 한다.
"경영계는 세금이 줄어든 만큼 직원들에게 임금을 올려 주면 된다. 노동자들은 복지가 축소된 만큼 급여가 오를 것이다." 오스본 재무장관의 언급이다.
공약하고 꿋꿋하게 지키고 이런 모습이 참 부럽다.
보수당 전당대회를 보다 보면 나 같은 모태 좌파도 보수당을 막 찍고 싶어진다.
경제민주화니 복지니 하는 속맘과는 다른 허황된 공약으로 집권하고서는 한마디 사과도 없이 다른 정책을 펴는 누구 혹은 어떤 정당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어 보인다. 물론 주어는 없다.
2015년 10월 6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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