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여행 5일째. 

슬슬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가족 간의 자잘한 알력들도 생기고. 어찌보면 이게 다 피곤해서 그런 거다. 휴식 같은 여행도 아니고 매일 300km 가까운 거리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움직이니 어찌 피곤하지 않겠는가? 점심 같은 경우도 대부분 일정 때문에 차 안에서 대충 떼우거나 아니면 그냥 여행지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사먹고 그랬다. 그러니 아무리 가족여행이라고 해도 그리 낭만적이지도 못했을 터이고. 그래서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해 5일째 여행 일정을 많이 바꿨다. 핵심은 너무 일정에 목 매달지 말고 그냥 놀고 싶은 데서 더 놀고 쉬고 싶은 데서 더 쉬자는 것. 


5일째 여행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인버네스 호텔 출발 -> 엘긴(Elgin) -> 스코틀랜드 위스키 길을 거쳐 글렌피딕(Glenfiddich Distillery)  양조장 -> 케언곰스 국립공원(Cairngorms National Park) -> 발모럴 성(Balmoral Castle) -> 다시 케언곰 국립공원(Cairngorm National Park) -> 에딘버러 호텔(Holiday Inn Express Edinburgh Airport)


전체적으로 보자면 인버네스를 떠나 케언곰스 국립공원을 거쳐 다시 에딘버러로 가는 여정으로 볼 수 있다. 그 중간에 엘긴과 발모랄 성을 거치는 것이고. 사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던 길인데, 이 케언곰스 국립공원을 종단하는 길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날씨가 굉장히 변화무쌍했지만 어쩌면 이런 자연이야말로 스코틀랜드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자연이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혹시나 스코틀랜드 자동차 여행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꼭 이 케언곰스 국립공원을 한 번 종단해 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도로 양쪽의 수십마리 야생 사슴들이 당신을 구경하는 쉽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


여하간 이번 포스팅에서는 엘긴(Elgin), 글렌피딕 양조장, 그리고 케언곰스 국립공원(Cairgngorm National Park)의 일부를 소개하도록 한다. 


엘긴(Elgin)은 원래 여행 계획에 없던 도시였다. 하지만, 4일 정도 무리를 하며 여행을 하고 보니 아내나 딸도 좀 지치고 한 것 같아 5일째에는 아침에 좀 쉬며 출발 자체를 늦췄다. 그래서, 가는 길에 점심도 먹을 겸해서 구경을 좀 할만한 도시를 찾았는데 그 때 찾은 도시가 엘긴(Elgin)이다. 사실 그렇게 크게 기대를 하고 간 도시는 아니었고 아점이나 점심 정도를 해결할 목적이었는데, 막상 가서 나니 또 도시 자체가 꽤나 아름다워서 제법 시간을 소비하고 말았다. ㅠㅠ 


여기서부터는 엘긴(Elgin) 도시 사진들이다. 


Holy Trinity Church의 모습. 알디(Aldi) 슈퍼마켓 옆에 있다. 그래서 알디에서 장도 많이 봤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5일째부터는 딱히 일정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어서. ㅎ 아내는 스코틀랜드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제법 샀다. 


엘긴의 중심가(High street) 모습. 이 중심가에 식당이 여럿 있어서 그 중 하나에서 아점을 시켜서 먹었는데 먹고 보니 어느덧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났더라는... 


전몰자 추모비와 작은 추모 공원. 영국을 다니다보면 어느 도시에 가나 이렇게 전몰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꼭 있다. 조국을 위해 죽은 이들을 기리는 것, 어쩌면 이런 작은 노력들이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애국심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St. Giles 교회. 


하이스트리트 서쪽 모습. 중세의 모습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하이스트리트 동쪽 모습. 


St. Giles 교회의 시계탑. 


건물이 독특해서 한 장. 


여기는 엘긴 성당 유적(Elgin Cathedral)


엘긴 성당 정면의 모습. 여기 들어가려고 했는데 매표원이 점심 시간이라고 문 닫고 가버려서 들어가지도 못했다는.. 아, 스코틀랜드 애들은 진짜 식사 시간, 퇴근 시간 이런 것 정말 칼같이 지킴. 잉글랜드 보다도 훨씬 더 옛 전통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


엘긴 성당 앞 쪽의 공원에서 바라본 성당의 모습. 


갑자기 이 그네타기는 무엇인가? 성당을 보고 다시 이동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공원에서 어린이 놀이터를 보고 딸아이가 주저앉아 놀기 시작한 것. 그래 놀고 싶으면 놀다 가는 거지 뭐... 


여기 공원 어린이 놀이터에 제법 재밌는 놀이기구가 많았다. 당연히 딸아이가 쉽게 떠날리가 없었다는... 


신나게 미끄럼틀도 타고...


엘긴에서 밥도 먹고, 장도 보도, 또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니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이제 다시 발모럴 성으로 움직일 시간. 


그냥 네비게이션을 찍고 가는 길이어서, 엘긴에서 발모럴 성으로 가는 길에 스코틀랜드 전통 위스키 양조장 순례길이 있는 줄도, 케언곰스(Cairngorms) 국립공원이 그렇게 아름다운 곳인 줄도 모르고 출발했었다. 


엘긴을 떠나 발모럴 성을 향해 차를 몰고 가는데 길에 자꾸 Scotland Traditional Whisky Distiller 간판이 곳곳에 나타나고 실제로 양조장이 보이기도 한다. 어느 순간 여기가 그 말로만 듣던 정통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고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가 계속 길을 가는데 아래처럼 글렌피딕 양조장이 보여서 차를 무작정 세우고 한 번 들어가봤다. 물론 안내 간판에 Visitors Welcome이라는 말이 있으니 들어간 것이지만. 


한국에 있을 때 좋아했던 위스키 중의 하나가 글렌피딕이어서 기쁜 마음도 들고 또 호기심도 생겨서 한 번 들어가 본 것. 근처 강의 물을 술을 만들 때 사용한 뒤 다시 수질정화한 뒤 다시 흘려주는 곳. 


이 동네는 깃발 중에서 유니온잭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ㅎ 


그래 나도 반갑다. 단골 손님 왔는데 무슨 선물은 없느냐?


글렌피딕 양조장을 돌아보는 무료 투어 프로그램을 글렌피직 비지터 센터에서 시작한다. 다만, 일정 그룹이 이뤄졌을 때 출발시키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그냥 패스하고 공장 직판 상점으로 직행했다. 술, 우산, 옷 등 다양한 기념품이 있었고, 방문을 기념하여 위스키 셋트를 좀 사봤다. 


사실 이 글렌피딕 양조장을 비롯해 다른 유명한 양조장들도 대부분 이 근처에 있었다. 이곳이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산실인 듯. 이제부터 케언곰스 국립공원의 시작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케언곰스 국립공원의 풍경들. 


독특한 생태계를 보여주는 곳이 여럿 있다. 


케엔곰스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동안 정말 정말 날씨 변화가 심했다. 거짓말 안 하고 한 10분 맑다가 10분 비 내리다가 하는 식이었다. 스코틀랜드의 날씨 변화에 비하면 정말 잉글랜드의 날씨는 애교수준이라는... 아래는 비가 쏟아져서 결국 가지 못한 한 유적. 독특한 지형의 중심에 옛 유적이 하나 고즈넉하게 서 있다. 


저 멀리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보인다. 이날 워낙 날씨 변화가 심하고 또 비가 내리면 거의 폭우 수준으로 쏟아 붓는 바람에 이 곳의 아름다움을 다 담아내지 못해서 그저 안타까울 뿐.


발모랄 성으로 가는 길은 길이 무척 좁고 구불구불하며 숲길을 많이 통과한다. 마치 한국 시골의 뒷길을 다니는 듯한 느낌. 그나저나 가는 길에 우리나라 성낭당 같이 돌을 쌓아 놓은 곳이 있어 사진으로 남겨 보았다. 스코틀랜드 애들 은근히 우리랑 비슷한 면이 있는 듯... 예전에는 개고기도 먹었고 지금도 순대(해기스)를 먹으며 이렇게 돌도 쌓고... 


2014년 5월 29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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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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