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여행을 다녀온 지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가는 것 같고, 그래서이지 그 때 여행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억지로 기억을 되살려 뭔가를 남겨 놓지 않으면 언제 다시 열어 볼지 모를 사진 폴더에 가족들의 기억이 갖혀 버릴 것 같아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계속 기록해 본다. 


앞선 포스팅에서 쓴 바와 같이 5일째 여행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인버네스 호텔 출발 -> 엘긴(Elgin) -> 스코틀랜드 위스키 길을 거쳐 글렌피딕(Glenfiddich Distillery)  양조장 -> 케언곰 국립공원(Cairngorm National Park) -> 발모럴 성(Balmoral Castle) -> 다시 케언곰 국립공원(Cairngorm National Park) -> 에딘버러 호텔(Holiday Inn Express Edinburgh Airport)


이 중 본 포스팅에서는 발모럴 성과 케언곰 국립공원을 위주로 글을 쓰도록 한다. 




발모럴(Balmoral)성은 영국 왕실에서 실제로 가끔 이용하는 스코틀랜드의 성이라고 한다. 발모럴 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http://www.balmoralcastle.com/index.html 을 참고하기 바란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영국의 성이나 궁전 중 Royal 이런 표현이 들어가면, 일단 입장료는 비싸고 사진 촬영은 제한되며 생각보다 볼거리는 많지 않다. 그런데도 이 성을 목적지로 선택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성이 1년 중 딱 몇 달만 일반인에게 공개된다고 들어서였다. 즉, 무슨 대단한 것이 있길래 여름 몇 달만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이 성으로 나를 이끌었다. 


다 본 뒤의 내 결론은? 아, 영국 왕실에 충성심 없는 외국인들은 1인당 10파운드가 넘는 비싼 입장료를 내며 이런 곳에 돈 쓸 일 없다가 되겠다. 차라리 그 돈으로 더 훌륭한 옛 유적 보는 편이 낫다. 


여하간 여기까지 와서 구경은 했으니 이 성에 대한 여행기를 남긴다.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이 발모럴 성의 매표소이다. 저 곳에서 표를 끊고 한 10분 걸어서 성으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이날 날씨가 정말 변화무쌍했는데 이 발모럴 성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폭우를 쏟아 붓고 있었다. 뒤에 달린 벽시계를 보면 알겠지만 성 입구에 도착했을 때 시각이 대략 오후 4시 30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셔틀 버스는 저기에서 다시 5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딱 30분만 구경할 수 있는 상황. 도착 시각도 늦고 해서 그냥 이 성을 지나칠까도 했지만 그러면 오래 운전해서 여기까지 온 보람도 사라질 것 같기도 해서 30분이라도 구경하기 위해 폭우를 뚫고 온 것. 


발모렁 성의 한 쪽 면. 사실 안에도 들어가서 구경했지만 내부는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볼 것이 많거나 수준이 높느냐? 나나 아내나 거기에 대해서는 회의적... ㅎ 


오히려 이곳은 왕실에서 조성한 정원이 참 볼 만하다고 하는데 이날은 비가 너무 와서 정원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연인들은 우산 하나 쓰고 정원 곳곳으로 데이트를 하며 걸어갔지만 아내와 어린 딸아이를 데리고 있는 나로서는 그런 엄두가 전혀 나지 않았다. 


여기는 성의 갤러리. 발모럴 성 주변의 생태계와 동물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이 성 주변은 사슴이 많아서 왕실에서 사냥을 해서 개체수를 조절한다는 설명도 있다. 


역시 발모럴 주변 그림과 함께 수달이... 대부분 여기서 직접 잡은 동물의 박제로 보였다. 


여기는 왕실이 쓰던 과거의 마차, 승용차 등을 전시해 놓은 곳. 


이건 발모럴 성의 옛 소방차.


이건 왕실에서 쓰던 옛 설상차. 보면 영국 왕실 참 예전부터 호화롭게 살았던 것 같다. 


갤러리에 전시된 발모럴 성의 아름다운 풍경. 근데, 우리 갔을 때는 폭우를 쏟아 부어서리... ㅠㅠ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다시 날이 맑아졌다. 정말 스코틀랜드 날씨는 변화무쌍이다. 딱 30분만에 폭우에서 맑은 하늘로 확 바뀌었다. 그래서 정원 구경을 할까 싶기도 했는데 너무 늦었다며 아내가 호텔로 이동하자고 한다. 


다시 벽시계를 보면 오후 5시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30분 만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로 바뀌었다. 다시 바로 비를 쏟아냈지만... 


발모럴 성 앞의 강. 아마 이름이 River Dee 일 거다.


발모럴 성을 지나 케언곰 국립공원 숲길을 통과하는데 딸아이가 숲에 사슴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애가 장난치려느니 하면서 오, 그렇구나 아빠 눈에도 사슴이 보이네 하며 지나왔다. 그런데, 딸의 말은 장난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아래 사진처럼 수십마리의 야생 사슴이 곳곳에 흩여져 있다. 날은 다시 비를 쏟아내고 있고... ㅠㅠ 


사진으로 보면 케언곰 국립공원은 무척이나 단조롭게 보이지만, 실제 차를 타면서 종단해 보면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실제로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유적 하나 외딴 곳에 남아 있다. 비가 내리며 나름의 운치가 있더라는...


역시 폐허간 된 그 외딴 건물 하나... 


아래 사진에도 수십마리의 사슴이 보인다. 실제 운전하다보면 국리공원 곳곳에서 계속 야생 사슴을 보게 된다. 


고도가 높은 곳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아래처럼 자연 그대로의 스키장이 있고. 시즌이 끝났는지 영업은 하지 않고 있었다. 


역시 케언곰 국립공원. 실제 볼 때는 참 감동적이었는데 막상 사진으로 담으니 그닥 멋이 없어 보이기는 한다. 


또다시 만난 야생 사슴들. 차 세우고 구경해도 별로 신경도 안 쓰고 오히려 차와 사람을 구경하기도 한다. 


밑에도 역시 야생 사슴들. 


날이 워낙 오락가락하다보니 곳곳에서 무지개를 만났다. 하룻 동안 6개가 넘는 무지개를 본 것은 인생에 처음이었던 듯... 



2014년 6월 13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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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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