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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주말 동안 버밍엄을 다녀왔다. 케임브리지에서 버밍엄을 저렴하게 오가는 버스가 있어 이를 한 번 이용해 본 것. 사실 개인적으로 버밍엄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버밍엄에 대한 이미지는 학창 시절 스치며 배웠던 공업도시 정도.
이번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버밍엄은 인구가 1백만이 넘는 영국에서 다섯번째로 큰 대도시였다. 그리고, 경제도 공업 중심에서 서비스와 금융 위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도시 전체적으로는 개방적이며 진보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주로 버밍엄 빅토리아 광장 주변과 역 주변을 구경했다. 따라서 여기 공유된 사진들도 대부분 이 중심가와 주변 사진들이다.
버밍엄 카운슬 하우스의 모습이다.
카운슬 하우스 앞에 있는 광장의 이름이 빅토리아 광장(Victoria Square)이다. 광장에는 분수대 그리고 몇몇 조각 작품들이 함께 설치되어 있다. 광장의 둥근돌에서 놀고 있는 딸과 아내.
광장 분수대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 작품.
카운슬 하우스에 꽃이 화사하게 걸려 있다.
올해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100년이 된 해이다. 영국 전역에서도 이를 기리는 갖가지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이곳도 그런 기념 행사 중의 하나였다.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참호를 재현해 놓고서 주변을 꽃으로 꾸민 것. 버밍엄 시내 중심가 곳곳에 이런 식으로 1차 세계대전을 기리는 기념물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참호가 아니라 꽃을 꾸며놓은 정원인 줄 알았다. 풀과 꽃으로 장식된 복엽기다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버밍엄 갤러리와 박물관이다. 박물관의 입구 모습이다.
버밍엄 박물관 안에 있는 카페에서 아점을 먹었는데 이곳 실내 인테리어가 버밍엄의 분위기와 역사를 반영하여 상당히 세련되었다. 혹시나 버밍엄 박물관 가면 꼭 이곳에서 커피라도 한 잔 즐기시기를...
2층에서 바라본 박물관 카페의 모습. 각 열마다 다른 디자인 컨셉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가 앉았던 자리에 사용된 백열 전등. 옛 공업 도시의 역사성을 반영하여 기계 부품이나 파이프 등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버밍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 중 하나.
영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산물 중의 하나가 아마도 도자기일 것이다. 이제는 많은 공장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로 이전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영국 더비를 중심으로 하는 영국 도자기의 명성은 여전하다. 18세기 말에 더비에서 만들어진 영국 도자기들. 사실, 도자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필수 방문 코스 중의 하나가 더비이기는 하다. ㅎ
박물관 전시실의 모습 중 하나. 전시실에서도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옛 공업도시의 느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어떤 전시실의 천정 모습.
갤러리 체험장에서 딸아이.
이집트 전시실의 미라와 관. 유럽 어지간한 도시 박물관마다 이런 미라나 관이 전시되어 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많은 미라가 이집트에서 유럽으로 반출된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죽은 지 1,700년이 넘어서도 아직 육체가 현세에 있다는 건 어쩌면 영생의 기쁨이 아니라 슬픔일 것이다.
위 미라를 엑스레이 촬영해서 얻은 분석 결과 설명.
1차 세계대전 때의 버밍엄의 모습을 멀티미디어를 이용해 보여주고 있었다.
빔 프로젝터를 어떻게 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는...
버밍엄에서 이런 초기 오토바이가 탄생했다.
영국 박물관이나 갤러리가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아이들이 놀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1930년대 도시 계획 놀이를 해보고 있는 딸아이.
편지 쓰는 곳에서 뭔가를 쓰는 딸아이.
엄마에게 생일 축하 카드를 만들었다. ㅎ
버밍엄은 오랜 세월 동안 총, 칼, 족쇄 같은 것을 노예주인들에게 공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이 도시는 이민자의 도시라고 당당히 선언한다. 실제 전체 버밍엄 인구 중 58%만이 백인이며 나머지는 모두 유색인종이다. 전체 인구의 24% 가량은 태어난 곳이 영국이 아닌 외국이라고 한다. 즉, 외국에서 태어나 이곳에 정착한 사람의 비율이 4명 1명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버밍엄에서 무슬림이나 이슬람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느낌이었다. 사실 얼마 전 버밍엄의 학교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고 해서 영국 사회가 한 번 크게 소란스러운 적이 있었다.
이런 설치 미술마저도 쇠사슬을 이용하고야 마는 버밍엄... ㅎ
스테인드 글라스가 독특해서 하나 찍어 봤다.
1913년에 제작된 버밍엄 출신 미래파(Futurism) 작가의 한 작품(의 재현물)이다. 1년 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미래파 운동이 사실상 소멸하고 말았지만, 1913년에 이런 조형미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버밍엄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사실 버밍엄 시내 곳곳에는 아직도 이런 미래파의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한 건축물이나 조각들이 꽤 많다.
이건 너무 잘 알려진 모딜리아니의 작품.
옆에는 이렇게 모딜리아니의 작품 맞추기 놀이가 준비되어 있다.
21세기의 토템폴이라고나 해야할까? 버밍엄의 예술 작품을 보면 확실히 이 도시의 역사성과 문화가 반영되어 있다.
이 작품은 2013년 말에 케임브리지 피즈윌리암(Fitzwilliam) 박물관에서 본 것인데 이번에는 버밍엄 갤러리에서 만났다. 아마도 도시 순회를 하며 전시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는... 작품 이름이 잉글랜드의 끝인가 뭐 그랬던 것 같다.
버밍엄 도심은 확실히 다른 도시에 비해 어떤 자유 같은 것이 느껴진다.
챔벌레인 광장(Chamberlain Square)의 모습이다.
챔벌레인 광장에서 찍은 타운홀의 모습.
건물이 화사하게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전체적인 챔벌레인 광장의 모습. 왼쪽이 카운슬 하우스이고 오른쪽이 타운홀이다.
노란 현대식 건물이 유명한 버밍엄 도서관이다. 최근 영국의 유명한 건축상 후보로도 올라와 있다.
버밍엄 도서관을 앞에서 찍은 모습. 버밍엄에는 이런 식으로 현대식 디자인을 적용한 건물들이 제법 많다.
버밍엄에는 이런 운하가 있다.
버밍엄 운하를 끼고 산책길이 있는데, 이 산책길을 걷는 게 꽤나 정겹다고 한다. 딸아이가 다리 아프다고 해서 우리 가족은 그냥 지나쳤다.
포스트박스(Postbox)라는 건물이다. 색감이나 디자인이 독특하다.
그래 나도 평화를 원한다.
이날부터 버밍엄에서는 영국 보수당의 전당대회가 개최되었는데, 그 때문에 시내 곳곳에 경찰이 가득하고 도로 곳곳이 아래 그림처럼 통제되고 있었다. ISIS에 대한 폭격을 승인한 바로 다음날 총리가 참석하는 전당 대회가 열리니 그럴 수 밖에.
포스트박스 건물을 가까이서 찍은 모습.
버밍엄 오픈 마켓이다. 진짜 남대문 시장의 분위기였다. 떨이라고 외쳐대는 상인들과 흥정하며 가격을 깍는 사람들로 아주 북적북적하다.
그나마 이곳은 동대문 평화시장처럼 천정이라도 있다.
주변 풍경들.
이번 여행에서는 중심가의 Crowne Plaza 호텔에서 묵었는데 전망도 좋고 시설이나 식사가 매우 깔끔하고 괜찮았다. 앞으로 자주 이용해 볼까 생각 중. 호텔 객실에서 보이는 버밍엄 중심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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