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학생들이 전 세계적 기후 파업에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하며 BBC에서 worldwide라는 표현을 썼다. 근데, 왜 내가 지금껏 봤던 대부분의 기후 파업 국가들은 소위 1세계 국가들인 걸까?
기후 파업 관련한 기사들을 보면 서유럽 선진국 학생들의 참여가 대부분인데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야기하자면 이런 나라는 자연환경도 잘 보전되어 있고 기후변화에 대비할 역량도 상당하다. 사실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는 가난한 국가들이고 이들의 목소리가 중요하겠지만 이런 국가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뉴스거리도 안 되고 관심 밖인 것 같다. 뭣보다 이들 국가에는 대서양 횡단이 가능한 요트를 소유한 사람이 많지 않다.
나라 전체가 곧 바닷물에 잠긴다며 전 세계에 호소하는 투발루 대표들의 목소리는 가끔 미디어의 관심을 끌었지만 스웨덴 소녀 툰베리만큼의 영향력을 보이지는 않았다. 툰베리의 UN 연설 동영상에 달린 한 필리핀인의 댓글이 꽤 인상적이었다. "필리핀 수백 만의 어린이들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당신이 주장하는 자연 친화적 삶을 살고 있습니다. 툰베리 씨 당신도 필리핀에 와서 한 1년 정도 이들과 같은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요?" 환경 파괴자도 이를 구원할 선지자도 모두 서구에서 나오는 모양새가 영 불편하다.
2019년 9월 28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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