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유소프트웨어재단 창립자인 리차드 스톨만이 재단 대표와 이사직, 그리고 MIT의 모든 직에서 사임했다. 여성혐오적 언행, 소아성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 최근 감옥에서 자살한 엡스타인에 대한 옹호 등으로 여러 구설수에 오른 상태였다. 트위터의 어느 표현처럼 그는 뛰어나고 지금껏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딱 여기까지가 그의 시대였나 보다.
2. 오늘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는 조국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있었다. 회의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창 너머로 한 젊은이의 성마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국 같은 특권층이 아니라 누구나 공정한 대접을 받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절규에 가까운 발언이었다. 문득 내 20대의 모습과 겹치며 난 이미 기득권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내가 선이라고 믿는 것이 거짓은 아닐까 하는 성찰과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젊은이들의 본심은 저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퇴근길 교통체증으로 차가 느리게 움직이는 탓에 집회장 곳곳에 붙여놓은 플랭카드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공화당, 자유한국당 명의의 플랭카드가 곳곳에 휘날린다. 집에 돌아와 검색해 보니 장발의 특권을 거부하고 삭발을 하여 민머리의 고통을 함께 하신 분도 그곳에 계셨다. 촛불이 자신을 태움으로써 주변을 밝히듯 삭발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반짝이는 머리로 주변을 밝힌다. 그 집회가 자기희생과 반성(reflection)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행사였구나 이제사 깨달았다.
2019년 9월 17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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