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과학사 책이다. 과학의 눈으로 우주, 지구, 생명, 그리고 인류의 탄생과 과거, 현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학적 성과와 더불어 그러한 성과를 발견하게 된 과정, 그리고 과학자들의 경쟁, 질투, 시기, 불운, 행운 등에 대해서도 함께 서술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과학자가 사실 도둑이었을 수도 있고 또 남을 시기해 다른 이의 인생을 파괴하기까지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책 곳곳에서 과학자들의 오만함과 흑역사를 만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우주가 빅뱅으로부터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어떻게 우주의 탄생에 대해 결국 빅뱅설에 합의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이제는 상식이 되어버린 여러 과학적 사실이나 가설이 어떤 과정과 논쟁을 거쳐 구체화되었는지를 재미나게 잘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구의 암석 나이를 추정해 보니 30억년 이상의 연대가 나왔지만 당시 천문학계에서는 우주의 나이를 그보다 더 어린 것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우주보다 지구의 나이가 더 많다는 모순을 만나게 된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문학계는 여러 가설을 도입하게 되고 결국 빅뱅우주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천문학, 우주론,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인류의 과학적 성과를 한 권에 잘 요약해서 담아놓은 명저라고 할 만하다. 유머 넘치는 필체로 다양한 방면에서 베스트셀러를 낸 빌 브라이슨이 저자다. 번역본이라 빌 브라이슨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맛 다르게 전달된다는 점과 2003년에 나온 책이라 최근 20년 가량의 최신 과학적 성과가 비어 있는 게 아쉽기는 하다. 그럼에도 교양과학서로 그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좋은 책이다. 

 

2020년 11월 15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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