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에서 오랜만에 사람 만나고 밥 먹고 그랬는데, 역시 사람은 만나고 수다떨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점심 먹는 원형 테이블 양쪽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토론하는 모습을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렇지, 이게 사람 사는 모습이지. 

 

런던비즈니스스쿨의 린다 그래튼 교수는 '포시Posse'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포시란 서로 신뢰하고 가르치고 돕고 소개해주고 소중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로 구성된 소규모 전문가 네트워크다. 이번에 환경부 R&D를 같이 하는 연구진들이 포시 같다. 개방적이며 뭔가를 도전적으로 이뤄보려는 생각들이 가득하다. 

 

국가혁신체계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지식의 물넘침 효과(Knowledge Spillover)'다. 정부 예산으로 연구된 지식과 기술이 특정 그룹에 전유되지 않고 산업계 전반으로 넘쳐흘러 확산할 때 국가연구개발의 효용성이 극대화된다는 것. 

 

전문가와 포시에게 밥과 국과 술을 사며 교류를 장려하고 지식공유를 독려하는 게 내 역할이다. 특허 몇 건, 논문 몇 편보다 중요한 게 지식의 습관화와 묵시지(Tacit Knowledge)의 공동체적 체화가 아닌가 싶으니까. '이제는 만나서 술 마셔요!'를 이렇게 우아하게 쓰는 것도 재주는 재주다. ㅎ

 

2022년 4월 29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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