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과학 공부하던 애가 안방에 뛰어 들어오더니 묻는다. 


"알루미늄의 특징은?"
"가볍다. 그리고 합금으로 다양한 곳에 튼튼하게 쓸 수 있다."
"정답! 그래서 알루미늄으로 항공기 만들고 그런대"
"그렇지. 근데 요즘은 알루미늄 대신에 카본을 항공기에 쓰기도 해. 훨씬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좋기 때문이지. 더 비싸기는 하지만."
"오, 그렇군."
"아빠 자전거도 카본이잖아!"
"어, 카본 자전거면 천만 원 넘거나 못해도 수백만 원이라고 우리 직원이 그러던데? 도대체 당신 자전거 얼마짜리야? 솔직히 말해봐. 저거 천만 원 넘지?"
"... 아니 내가 도대체 돈이 어디 있어서 그렇게 비싼 자전거를 사겠어? 아, 그리고 요즘 카본도 대중화되어서 그렇게 안 비싸."
"아까 자기 입으로 비싸다며? 우리 직원이 그러는데 자전거가 가벼울수록 더 비싸대. 특히, 카본이면 장난 아니라고 하던데."
"아니, 카본이라고 꼭 비싼 게 아니라니까. 어허..."
"나가서 저 자전거 찍어봐야겠다."
"어허, 부부 사이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니까 거참..."
"근데, 왜 자전거 가격을 한 번도 말 안 하는 거야?"
"..."

 

진짜 비싸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진짜로 비싼 자전거로 갈아탈까 보다. 무선 전동식 변속기 죽이던데 파워미터도 나오고. 아가, 공부는 혼자서 조용히 하는 거야.

 

2023년 4월 16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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