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어제 자기 자전거 열쇠를 교실 PC CD/DVD 트레이에 집어넣어 버렸어요.
어제 하교길에 자전거 열쇠가 없어서 물어보니 머뭇거리면서 그냥 잃어버렸다고 하더군요. 한참 신나게 놀아주고 나서 다시 물어보니 학교 교실 PC CD/DVD에 트레이에 넣었는데 다시 안 나왔다고 미안한 표정으로 고백하더군요. 솔직히 알려줘서 고맙다고 일단 칭찬해줬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딸아이가 열쇠를 집어넣었다는 그 PC부터 확인했습니다. CD/DVD 트레이를 보니 확실히 뭔가 이상해졌더군요. 트레이가 계속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겁니다. 아마도 열쇠가 밑으로 떨어져서 뭔가 고장을 일으킨 모양이었습니다.
선생님께 가서 어제 딸아이가 이 트레이에 열쇠를 집어넣어서 이런 고장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제 딸아이가 제게 고백을 했다고 말씀드리면서요. 선생님께서는 정직하게 알려줘서 고맙다고 딸아이를 칭찬해 주시면서, Reception Class(딸아이 학년)에서는 이런 일들이 자주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어제 딸아이가 자전거 열쇠를 손에 쥐고 다니길래 잃어버리지 않게 사물함 같은 곳에 잘 보관해 놓으라고 말했는데 그래서 아주(!) 잘 숨겨 놓은 것 같다고도 하시고요. 그러면서 딸아이가 참 수학을 잘하는 것 같다고 매우 영특하다고 칭찬도 해 주셨습니다. (순간 기분이 좋았으나 돌아오면서 생각해 보니 한국 애들은 외국 나가면 다 수학천재로 통한다는 글을 어디서 읽은 것 같아 약간 보류 중... ㅎ )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는 동안 저와 선생님께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듣지 못하는 딸아이는 얼굴이 우거지상이 되어서 울기 직전까지 가고... ㅎ 그러다가 이야기 마치고 나니 아빠 얼른 집에 가라며 저를 교실 문 멀리까지 떠 밀더군요. 이따 하교길에 다시 한 번 칭찬해주고 격려해 줘야겠습니다.
참고로 제 딸아이가 다니는 학년은 Reception Class라고 해서 우리로 치자면 유치원 과정을 학교 교육 과정에 포함해 놓은 것으로 보면 됩니다. 근데, 여기 교실에 가보면 PC들이 한 2대 정도 설치되어 있어서 애들이 놀이시간이나 자유시간에 PC를 가지고 놀고 게임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학교 교육 목표 중에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를 검색하고 자신의 의사를 이메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2014년 1월 24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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