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국과 유럽연합의 기싸움이 아주 점입가경. 


반 유럽연합, 반 이민자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극우 영국독립당이 지방선거, 유럽의회선거, 보궐선거에서 연이어 약진하자, 이에 압박을 받은 집권 보수당의 카메론 총리도 유럽연합과 이민자 정책에 대해 전면적인 재협상을 하겠다고 공언. 


근데, 유럽연합은 느닷없이 지난 20년간 영국 경제가 다른 나라들보다 좋았으니 17억 파운드(우리 돈 3조원)을 오는 12월 2일까지 추가 분담금으로 내라고 영국에 통보. 


카메론 총리는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회의하다가 뭔 x소리냐고 회의 중에 뛰쳐나와서 영국은 그런 것 낼 생각 없다고 기자회견. 영국은 유럽연합 탈퇴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배수의 진을 침. 


오늘 독일 메르켈 총리가 영국과 이민자 정책 가지고 재협상할 생각도 없고,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고 아주 쿨하게 대응함. 그러면서 영국이 지금 돌아올 수 없는 지점 근처에 있다며 영국에게 강한 경고를 날림. 


또한, 유럽연합은 영국이 추가 분담금 안 내면 매달 350만 파운드(우리 돈 62억원 가량)을 이자로 물릴 거라고 오늘 영국에 통보. 영국은 역시 '이것들이 뭔 x소리야? 우린 낼 생각 없거든!' 하면서 쌩까는 중. 


겉으로는 아주 강한톤으로 맞서는 모양새이지만, 속으로는 영국의 입장이 좀 복잡하기는 함. 


한편에서는 유럽연합이든 뭐든 영국의 이익이 중요하다며 반 이민자 정책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더 나아가 유럽연합 탈퇴해서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자는 주장이 있는 반면, 또 한편에서는 유럽연합 탈퇴하면 거대 시장에 대한 접근성도 떨어지고 폐쇄 국가로 전락해서 경제 폭망한다는 우려도 꽤 있음. 


특히, 경제계에서 우려가 많고 보수당에서도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우려하는 의원들이 많음. 


대충 분위기를 보자면, 보수당이 유럽연합과의 협상을 통해 국내 정치적으로 뭔가 유리한 이득을 얻으려고 뻥카를 좀 날렸는데, 이에 대해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연합 세력이 '어,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렴.' 이렇게 쿨하게 받아버리니까 영국이 뻘쭘해져서 안절부절 못하는 그런 모양새 같음. 


근데, 메르켈 총리 보면 정말 철의 정치인 같음. 정치나 외교 하나하나에서 힘과 강단이 느껴짐. 제3자가 봤을 때 카메론 총리는 메르켈 총리에 대적할 위인이 안됨. 클라스의 차이가 느껴짐. 


2014년 11월 3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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