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배터리 업체 참사를 보다 문득 홍콩과기대 김현철 교수의 책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의 한 대목이 떠올랐다. 책에는 실업이 노동자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해 미국, 덴마크, 그리고 한국의 실증 분석 사례가 나온다. 미국과 덴마크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으면 건강이 나빠지고 사망률이 올라가는데 반해 한국의 남성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더라도 사망률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고 오히려 건강이 더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제조업 남성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꼽고 있다. 워낙 심각한 산업 위험 요인에 노출된 직장을 다니다 보니 직장을 잃은 후 오히려 건강해지는 역설이 발생한다는 것. 책에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근로 환경 조사 자료가 실려 있는데 남성 제조업 노동자가 진동, 소음, 먼지, 유해물질, 과로 등에 얼마나 심하게 노출되어 있는지 그래프로 잘 보여주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천 달러가 넘었어도 산업안전의 길은 멀고도 아득하기만 하다.
2024년 6월 26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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