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노트북과 가방을 되찾았습니다.

지난 금요일 밤 지인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만 노트북이 든 제 가방을 잃어버렸습니다. 어딘가에 두고 내린 것 같은데 어딘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 토요일 아침이 되자마자 간밤에 제가 이용했던 대중교통 회사에 전화하고 또 짚이는 몇몇 전철역에 찾아가 물어도 봤지만, 가방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말 내내 경찰청 유실물 종합관리시스템으로 검색해도 제 가방은 나오지 않더군요. 마지막 희망은, 주말이라 연락이 닿지 않았던 마을버스 회사였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오늘 아침 9시가 되자마자 연락했지만 입고된 유실물은 없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가방에 제 연락처가 있었지만 제법 고가의 노트북과 디지털기기가 함께 있어서 발견한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찾을 길이 없겠구나 포기하던 차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어떤 역의 이름이 찍힌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기도 전에 발신자 이름만 보고서도 아, 가방을 찾았구나 직감했습니다. 제가 가방을 잃어버린 곳으로 추정했던 역이었고 토요일 아침에도 찾아갔던 곳이었죠. 역시나 가방 주인을 찾는 전화였습니다. 혹시나 가방을 잃어버리지 않았느냐 성함이 어떻게 되느냐 가방에 있는 책의 이름은 무엇이냐와 같은 확인을 하시더니 가방을 찾아가라고 하시더군요.

먹던 점심도 대충 마무리하고 바로 전철 잡아타고 그 역에 가서 음료수 한 박스 사다 드리고 가방을 찾아왔습니다. 주운 분이 오늘 오전에 가방을 역 유실물센터에 가져다주셨다고 하시더군요. 아마도 금요일 밤 늦은 시간에 가방을 주워 어떻게 할 수도 없어서 주말 동안 보관하고 있다고 오늘 출근 길에 역에다 가져다준 것 같았습니다. 가방을 살펴보니 없어진 것 하나 없이 그대로였습니다.

서울 인구가 천만입니다. 천만 명이 사는 대도시에서 그것도 수만 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에서 고가의 노트북과 디지털기기가 담겨 있던 가방을 잃어버렸는데 뭐 하나 사라지지 않고 단 3일도 못 되어 그대로 주인에게 되돌아온 것이죠.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순간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습니다. 여하간 해피엔딩으로 끝나 다행입니다. 주말 내내 그리고 오늘 오전까지 이 일 때문에 너무 우울하고 절망스러웠거든요.

제 가방 잘 전달해 주신 이름모를 귀인분과 가방에서 연락처 찾아 친절하게 전화해주신 서울메트로분들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그나저나 앞으로 조신하게 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2019년 7월 15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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