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에서 베스트셀러 '회색 인간'의 작가 김동식 씨와의 대담을 들었다.
그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시급 2,000원이 안 되는 돈을 받으며 PC방에서 3년을 일했다.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며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하면 60만원 가량을 받았다. 그 중 20만원을 월세로 내고 20만원은 어머니께 용돈으로 보내고 나머지 20만원으로 한 달을 겨우겨우 살았다. 삶에 아무런 희망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친척이 소개해 준 성수동의 주물공장에 취직하며 삶이 바뀌는 계기를 맞게 된다.
그는 공장에서 아침 8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만 일하며 한 달에 130만원을 받았다. 성수동의 다른 회사와 달리 공장 사장은 주5일제 근무를 철저하게 지켰으며 할 일이 없을 때면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켰다. 일은 적게 하는데 월급은 갑절이 된 노동환경에 김동식 씨는 그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개인적으로 다짐까지 했다고 한다.
그는 저녁 시간에 검정고시 준비를 해 중졸, 고졸 자격증을 땄다. 남는 시간에 인터넷 소설에 빠져들던 그는 2016년에 첫 소설을 자신이 즐겨 찾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게 된다. 첫 소설에 달린 8개의 댓글은 그를 자극했고 그 뒤 3일마다 꾸역꾸역 소설을 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댓글의 조언과 계속된 글쓰기로 그의 필력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출판사는 그의 소설을 묶어 출판하자는 제안을 하기에 이르렀고. 그의 책 '회색 인간'보다 더 소설 같은 작가의 인생이다.
책의 성공으로 이제사 그는 성수동 반지하를 벗어나 지상으로 주거지를 옮길 수 있게 되었다. 13년 동안 매일 자신의 그림이나 스케치를 인터넷에 올려 유명 화가가 된 조너선 하디스티가 떠올랐다. 더불어 주물공장 사장의 전향적인 태도가 어쩌면 좋은 작가 한 명을 낳는데 큰 기여를 했겠구나 싶기도 했다. 주물공장 전 직원이 5명이었다고 한다. 기회를 주지도 않으면서 노~력이 부족하다고 목소리 높여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다.
2019년 8월 1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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