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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과 달리 이 책에는 50대 사건이 나오지 않는다. 책은 총 7부 45장으로 이뤄져 있지만 특별히 50대 사건이라고 지칭할 만한 것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왜 이런 책 제목을 달았는지 모르겠다.
일종의 경제사 책이다. 자본주의 태동 즈음부터 시작해 최근 유럽 재정위기까지 금융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자본주의나 금융이 모두 유럽에서 시작된 것이다 보니 영국, 미국, 서양이 책의 중심이다. 다만,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경제 등도 함께 서술되어 있다. 저자가 역사(특히, 전쟁사)를 좋아하는지 전쟁이나 역사 뒷면의 금융의 역할에 특별히 신경 써 이야기한다. 금융과 글로벌 경제의 탄생, 맬서스 함정을 돌파한 산업혁명의 등장, 대공황, 금본위제의 폐지, 일본 버블 경제, 한국 1997년 금융 위기 등이 주요 주제다. 각 장은 짧고 쉽게 쓰여 있으며 다양한 그래프와 사진들을 함께 배치해 놓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나름의 독특한 시각이 있거나 깊이가 있거나 하지는 않다. 세계사에 금융사를 곁들여 쓴 책 정도의 느낌.
다만, 체제를 바라보는 저자의 모순적인 태도는 흥미롭다. 예를 들어, 다른 나라도 아닌 영국에서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이 등장한 것은 당시 어려움을 극복하는 혁신과 체제 극복의 과정이지만 자본주의의 주기적인 공황과 버블 붕괴는 각 나라의 정책 실패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프랑스 경제학자 다니엘 코엔의 '악의 번영'을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깊이와 관점의 차이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홍춘욱(지은이), 로크미디어
2020년 4월 12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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